일부 당권주자 기류 변화 속
유경준·유승민 "구조개혁 없이는 연금개혁 불가"
당 지도부 "22대에서 논의해야"
여권 중진인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과 윤상현 의원은 27일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이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나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이상적인 연금개혁은 올해 안에 구조개혁을 포함해 모두 다 한 번에 끝내는 게 좋겠지만, 실질적으로 국회 원 구성이 녹록지 않고 여야 대립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연금개혁 관련 모수개혁이라도 (21대 국회에서) 진행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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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특검법 등을 강행 처리하면서 연금개혁안을 들러리로 명분 삼는 것 아니냐는 정략적 의도가 읽히기는 한다"면서도 "이렇게라도 합의하기가 대단히 힘든데 이거라도 하는 게 낫다"고 언급했다. 앞서 김미애 의원(국민의힘 연금특위 위원),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제안 이후 국민의힘이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여당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연금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로 하는 모수개혁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당 지도부는 구조개혁 없는 모수개혁은 받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의 연금개혁안은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4%포인트 올리고 소득대체율도 40%에서 44%로 4%포인트 모수만 올리는 안으로, 해당 안은 기금 고갈 시기만 다소 낮출 뿐 사실상의 연금개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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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모수개혁만이 문제가 아니라 부대 조항들이 상당히 쟁점적인 것들이 많다"면서 "지금 민주당이 얘기하는 것은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크게 타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세부적인 논의가 전혀 안 돼 있다"면서 "숫자 속에 숨어 있는 함의나 부대조건은 전혀 논의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보험료율도, 소득대체율도 4%포인트씩 둘 다 올리는 방안은 개혁이 아니라 조삼모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연금재정안과 노후소득안정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모수만 조작해서는 불가능하다"면서 "구조개혁과 재정투입을 모수조정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2대 국회에서 재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이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연금과 관련해서 저희가 기존 입장 갖고 이번 국회 안에 처리하기 어렵다 말씀드렸다"면서 "22대에서 여야 간 합의를 통해서 속도감 있게 진행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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