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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젤렌스키 “러, 지상전 위해 집결중…정상들 평화회담 참여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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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6일(현지시각) 러시아 공습으로 황폐화된 하르키우 지역 대형 인쇄 공장에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하르키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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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북동부 지역에서 새로운 지상전을 벌이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며 세계 정상들에게 다음 달 열릴 평화회담에 나와 달라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낮 하르키우 지역의 한 대형상점 ‘에피센트르’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이런 내용의 영어 연설 영상을 공개했다. 이호르 테레코프 하르키우 시장은 이 공격으로 현재까지 16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영상 속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공습으로 불에 다 타버린 우크라이나 최대 인쇄 공장에서 새까맣게 그을린 책과 무너진 철골을 등지고 “러시아는 (또 다른)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르키우에서 북서쪽으로 약 96㎞ 떨어진 지역을 가리키며 “우리의 국경 지대 인근에서 (러시아는) 다른 군대를 모으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 10일부터 우크라이나 2대 도시인 하르키우 주변 국경 마을에 공세를 강화하던 러시아가 공격 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새 공격 목표가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곳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부터 점령을 시도했으나 결국 철수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추가 공격 가능성을 들며 다음달 스위스에서 열릴 평화정상회의에 참여해 줄 것을 각국 정상들에게 적극 요청했다. 그는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거론하며 “잠깐의 휴전이 아닌 진정한 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당신의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했다. 평화정상회의는 다음달 15∼16일 우크라이나가 제창한 평화 공식 이행을 위해 스위스 뷔르겐슈톡 에서 열릴 예정으로, 80∼100개국 이상의 세계 고위급 인사가 초청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0개국의 고위급 인사가 이미 평화회의 참석을 확정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까지 참석을 확정 짓지 않았고, 시 주석의 참석 여부도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지난 5일 열린 중국과 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인정하고 동등하게 참여하며 균형 잡힌 논의를 가능하게 할 국제 평화회의를 지지한다”고 해 러시아가 빠진 평화회의에 중국이 참여하진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영국 가디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핵심 보좌관인 미하일로 포돌야크의 말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태평양 지역 중심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정상회담에 참석하도록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평화회의에 공식 초청받은 바가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시도는 “무의미하다”고 폄하해 왔다. 그러나 지난 24일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쪽 소식통 4명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휴전 협정을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인정받는 조건으로 분쟁을 잠정 중단하는 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디언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서방의 많은 관료는 이런 주장에 “회의적”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실질적인 안보 보장이 없는 한 분쟁을 멈추는 건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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