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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한·중·일 밀착 견제… 北 “일주일 내 정찰위성 발사”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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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경 1호 발사 반년 만에 공식화

“정상회의 의식” “준비시간 소요”

北, 예상낙하 3곳 위험구역 설정

1·2단 추진체 기존 ‘천리마’ 추정

북한이 27일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예고했다. 지난해 11월 만리경-1호를 쏘아올린 직후 6개월여 만이다. 그동안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등에서 준비 정황이 꾸준히 포착됐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발사 버튼을 누르는 것만 남았다는 의미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 동향을 면밀하게 살피면서 추가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 위성체를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한다면 한반도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세계일보

공군, F-35A 훈련 돌입 북한이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해 27일 우리 공군이 비행금지선(NFL) 이남 중·동부 공역에서 대응훈련에 나선 가운데, F-35A·KF-16 편대가 공격편대군 비행훈련 및 타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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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발사와 동일할 듯

북한은 일본 측에 27일 0시부터 다음달 4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 탑재 로켓을 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은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마다 국제해사기구(IMO) 및 전세계항행경보제도(WWNWS)상 한국과 북한이 속한 지역의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에 알려왔다.

일본 측에 통보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발사체의 예상 낙하지점 3곳을 해상 위험구역으로 설정했다. 발사체가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과정에서 연소·분리되는 1·2단 추진체와 페어링(위성을 덮어둔 발사체 맨 앞의 뾰족한 부분)이 낙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지난해 11월 천리마-1형 발사체에 만리경-1호 위성을 발사, 궤도에 올렸을 때와 동일하다. 이번에 쏠 발사체의 1·2단 추진체가 천리마-1형과 같은 종류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위성을 실은 3단 추진체가 바뀌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무게에 변화가 있다면 비행경로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3단 추진체도 동일할 것으로 추정된다. 위성도 만리경-1호에서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 권용수 국방대학교 명예교수는 “발사체 추력이 커져서 탑재중량도 커지면 (예상낙하) 좌표도 달려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이번에 쏠 것은 이전과 동일한 천리마-1형 발사체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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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발사, 왜 늦어졌나

발사체와 위성에 큰 변화가 없다면, 북한의 2호기 발사가 예상보다 늦어진 원인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군 안팎에선 3∼4월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북한은 5월 말에서야 2호기 발사를 공식화했다.

일각에선 한·중·일 정상회의를 비롯한 정치적 일정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시기에 맞물려 진행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라며 “한·중·일 3국의 접근을 견제하고 한반도 정세 주도권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위성을 쏘아올리고 운용하는 모든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권 교수는 “로켓을 쏘는 것은 계속해 왔지만, 실질적으로 군사정찰위성으로의 임무와 기능을 수행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는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북한은 지난 6개월간 발사체보다는 위성체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오류를 수정하는 데 시간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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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공군이 이남 중·동부 공역에서 공격편대군 비행훈련 및 타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적 도발시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진행됐다. 사진은 F-35A 편대가 훈련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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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예고를 전후로 한·미의 움직임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 전개해 있는 미 공군 RC-135S 코브라볼 전자정찰기가 26일 밤에 서해상으로 출격했다. 미군 정찰기가 일몰 직후에 한반도로 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RC-135S는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미사일 궤적 등을 추적하는 임무를 전담해 수행하고 있다. 서해위성발사장 등에서 드러나고 있는 북한의 위성 발사 동향을 면밀하게 파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도 이날 오후 공군 전투기를 동원한 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정찰자산을 투입해 북한 동향을 감시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위성 발사를 실제로 감행하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찬·구현모·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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