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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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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대통령, 韓 주요 총수 9명과 ‘마즐리스’ 방식 경협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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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가량 국내 기업인과 간담회

이재용 회장 등 2분씩 사업 소개

미래 모빌리티 등 협력 방안 공유

엔터 등 ‘K컬처’ CEO들과 별도 회동… UAE “韓 엔터-미디어-방산에 관심”

동아일보

2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도착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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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그룹 총수 및 기업인 20명이 2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총출동했다. UAE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국빈 방한한 무함마드 대통령은 1시간가량 국내 기업인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양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UAE 측이 초청 대상 기업의 대부분을 직접 지명해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주요 재계 총수와 함께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조만호 무신사 총괄대표 등 ‘K컬처’ 관련 기업인과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도 대거 초청됐다.

● 주요 총수와 ‘마즐리스’…일대일 스킨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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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예정된 간담회 시간을 40여 분 앞둔 낮 12시 48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총수들이 속속 도착하자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사진을 찍었다. 이날 간담회는 주요 그룹 총수 9명이 참석한 1세션과 패션, 게임, 엔터테인먼트, 투자회사 등 다양한 산업계 대표 11명이 참석한 2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세션은 UAE 측 요청에 따라 마즐리스 방식으로 예정보다 10여 분 늦은 오후 1시 43분 시작됐다. 마즐리스는 아랍인들의 회의체에서 따온 것으로 편안한 좌석에 둘러앉아 순서대로 발언하는 방식을 뜻한다. 한국 측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현준 회장, 구본상 LIG그룹 회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순서대로 2분씩 UAE와 협력할 수 있는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총수들은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원전과 그린에너지, 미래 모빌리티, 방산, 조선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앞서 정기선 부회장은 회담장에 입장하기 전 취재진에게 “저희는 일반 상선과 함정을 포함한 조선 분야나 건설기계,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예정 시간을 10분 넘겨 40분간 진행됐다.

곧바로 2세션은 스탠딩 방식으로 전환해 20분간 진행됐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회담장을 돌아다니면서 참석한 CEO들과 일대일 스킨십을 하며 인사하고 각 회사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세션을 마무리할 땐 참석자들과 단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패션,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 문화 분야 기업인들이 다수 참석한 만큼 양국 간 문화 콘텐츠 교류 및 관련 사업 투자 협력 논의들이 주로 이뤄졌다. 막대한 국부펀드를 등에 업은 UAE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문화 영역에서 한국과의 협력 기회를 찾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식품과 패션 분야에서 중동지역 진출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UAE “韓 엔터, 미디어, 방산에 관심”

이날 행사 참석자에 따르면 회담을 전후로 UAE 고위 관계자는 투자하고 싶은 한국 산업 분야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방산 등을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UAE 측은 국내 기업들에 자국 산업에 투자해 달라는 뜻도 전했다. 자국 유통 및 건설 등 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과의 합작법인(JV)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월 UAE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00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 투자를 이끌어 낸 상황에서, 이번 회동으로 투자 관련 세부 협의와 추가 계약이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탄소 중립 스마트시티 ‘마스다르 시티’와 관련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UAE가 2032년 가동을 목표로 두 번째 원전단지 건설을 위한 입찰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바라카 원전에 이은 추가 원전 수주 기대도 커진 상황이다.

회담을 마치고 나온 총수들은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이었던 분위기를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좋은 말씀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앞으로 같이하자는 말씀을 많이 했다. (한국에) 애착을 많이 갖고 계신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 조현준 회장은 “양국 발전을 위해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조만호 총괄대표도 “좋은 분위기로 잘 얘기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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