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해 활짝 웃고 있다. 이날 맨해튼 형사법원에서는 트럼프가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한 뒤 이를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에 대해 유무죄를 가리는 재판의 최후변론이 열렸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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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서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죄를 받는 전례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초박빙 대결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 맨해튼 주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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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죄 판결 자체는 바이든에세 유리한 이슈다. 이번 평결을 토대로 유죄가 선고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도전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일부가 후보 자격 문제 등을 이유로 지지 의사를 철회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일 ABC 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중 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돈' 재판에서 유죄를 받을 경우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16%는 지지 여부를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일부라도 이탈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양자 가상대결상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맨해튼 형사법원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한 뒤 이를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에 대해 유무죄를 가리는 재판의 최후변론이 열렸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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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몇 주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에서 재판받는 동안 주요 경합 주를 돌면서 선거 유세를 진행했다.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기 재판' 주장에도 불구하고 배심원들이 신속하게 유죄 평결을 내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한 우려로 반(反)트럼프 유권자가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대선의 의미를 '자유 민주주의 수호'로 규정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세우고 있는 대립각이 더 선명해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에 이번 유죄 평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기폭제가 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악재가 아닌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차례 형사 기소가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크게 올라가 당내 대선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대세론을 형성한 바 있다.
당시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선거자금 기부도 급증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자신도 "좀 즐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캠프도 트럼프 전 대통령 명의의 이메일을 지지자 등에게 보내 "즉각적인 반격을 대규모로 해야 역사에 남고 바이든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선거 자금 후원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캠프의 선거자금 모금 사이트가 마비됐다고 CNN 등은 보도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서 한 뉴욕 경찰이 트럼프 지지 시위대와 반대 시위대가 충돌하는 것을 막고 있다. 이날 뉴욕 맨해튼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법원에서 심리를 마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34개 범죄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평결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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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성 추문 입막음 돈' 사건에 대해선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나 기밀문서 유출 혐의 등 다른 형사 사건보다는 덜 심각하게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울러 이번 재판이 민주당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뉴욕 맨해튼 지역에서 진행됐다는 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근거 중 하나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 언론에서는 이번 재판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바꾸기보다는 양측 모두에 지지층 결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PBS 방송은 "재판 결과가 이미 강하게 형성된 트럼프에 대한 여론을 다시 만들기보다는 강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랭크 브루니 듀크대 저널리즘 및 공공정책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트럼프에게 유죄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글에서 "트럼프 측근과 조력자들은 트럼프의 유죄 가능성이 실재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트럼프와 몇 인치라도 거리를 두려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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