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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 마초의 나라 대변신”…첫 女대통령 탄생, 국가권력 ‘여걸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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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득표로 2위 우파 연합 후보 따돌려
현지 언론 “가부장적 나라서 역사적 선거”
상하원 등 2만명도 선출...유혈사태 잇따라


매일경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가부장적 ‘마초 문화권’으로 유명한 멕시코에서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은 현지 매체를 인용, 출구조사 결과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우파 중심 야당연합 소치틀 갈베스 후보에 큰 표차로 승리했다고 전했다. 다음날 오전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도 셰인바움 후보의 승리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1824년 헌법 제정 이후 200년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향후 6년간 멕시코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

여론조사 기관 엔콜(Enkoll)의 출구조사 결과 셰인바움 후보는 58%의 득표율을 얻어 29%에 그친 갈베스 후보에 두배 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모든 기관의 조사 결과도 대동소이했다.

셰인바움 후보는 모레나의 창당 멤버로 이번 대선 출마 전까지 수도 멕시코시티의 첫 여성 시장(2018∼2023년)을 지냈다. 리투아니아·불가리아 유대계 혈통인 과학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우남)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공부했다. 1995년에는 우남 에너지공학 박사과정에 입학해 처음 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멕시코 여성이기도 하다.

에너지 산업 및 기후 분야 전공인 셰인바움 후보는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당시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 그를 장관에 임명했다. 셰인바움 후보는 2006년까지 시 장관을 지내며 이름을 알렸고, 2011년 모레나가 창당될 때도 함께했다.

그는 온건한 이민 정책 추진,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 공기업 강화 등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정부 정책을 대부분 계승·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현지 매체들은 미국보다 멕시코가 더 빨리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다며 이번 대선이 역사적 선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멕시코 주요 야당(PAN)의 첫 여성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호세피나 바스케스 모타 상원의원은 지난해 “가부장적 나라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멕시코 역사를 나누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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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투표후 지지자들에게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보여주는 셰인바움 후보. [AP연합뉴스


멕시코는 세계적으로 ‘남성 중심 문화(마치스모·Machismo)’가 강한 나라로 꼽힌다. 2019년이 돼서야 개헌을 통해 헌법에 성평등적 요소를 삽입할 만큼 여성의 사회적 권리 보장이 더딘 편이었다.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로마 가톨릭 신자가 많지만, 여성의 가정 밖 삶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어 왔다. 지난해 1월에는 189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대법원장을 배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멕시코 유권자들은 대통령 이외에 상원과 하원 의원, 주지사, 지방의원 등 2만여명의 공직자도 함께 선출했다. 선거는 투표 이전부터 당일까지 사상자가 잇따라 유혈사태로 얼룩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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