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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종합부동산세 폭탄 논란

19살 맞은 '종부세' 개편 조짐…전격 폐지 vs 중과세율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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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20여년간 숱한 갈등을 빚어온 종합부동산세가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시작된 종합부동산세 개편 논의가 여당, 대통령, 정부로 확산하면서다.

다만 1주택자에 한해서 종부세를 폐지하자는 야당의 제시안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부세를 점진적으로 폐지하자는 대통령실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

세제당국은 소수 자산가에 부과되는 종부세 특성상 국민적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하고 다주택자에 부과되는 중과세율 완화를 먼저 검토하고 있다.

◆ '종부세' 도입 이후 숱하게 변경…지난해 공시가격 12억 상향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도입된 종부세는 정권에 따라 숱하게 변경됐다. 노무현 정부는자산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2005년부터 개인별 주택 공시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대상에 대해 종부세를 부과했다.

노무현 정부는 그다음 해인 2006년 과세방식을 인별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변경하고 주택 공시가격도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추면서 세 부담을 대폭 강화했다. 세대별 합산이란 개인이 아닌 가구별로 합산해 과세하는 방식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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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부가 1년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한다. 또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보유·거주기간 재기산 제도를 폐지하고, 일시적 1가구 2주택에 대한 비과세 요건도 완화한다. 사진은 11일 서울 여의도 63 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2.05.11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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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8년 헌법재판소가 종부세 세대별 합산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고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1주택자 공시가격 기준을 6억원에서 다시 9억원으로 상향, 최고세율을 2%로 낮추면서 종부세는 사실상 유명무실화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2018년 다주택자의 최고 세율을 3.2%로 올렸다.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2020년에는 다주택자 최고 세율을 6%로 한 차례 더 상향했다. 정권에 따라 기준도 변화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선 종부세 완화 흐름이 확고하게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첫해인 2022년 다주택자의 최고 세율을 6.0%에서 5.0%로 낮추고 조정대상지역 2주택 및 과표 12억원 이하 3주택자의 중과세율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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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1주택자 공시가격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다시 상향하고 주택분 종부세 기본 공제금액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렸다.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69.0%로 전년(71.5%) 대비 2.5%포인트(p) 하향했다. 실거래가가 15억원인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을 10억3500만원으로 정하겠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정권에 따라 종부세와 종부세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시가격 비율이 여러 차례 변경되면서 국민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과세체계를 국가가 나서서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종부세는 목적이 부유세도 아니고 재산세도 아닌 목적이 불분명한 세목"이라며 "집값을 잡는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유지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 동일한 부동산에 '이중과세' 논란…납세자도 절반 급감

종부세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국가에 내는 세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2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하게 되면 재산에 부과되는 재산세와 일정 금액 이상의 주택과 토지를 소유하면 부과되는 종부세 두 가지 세금을 모두 내야 한다.

다만 종부세는 도입 당시부터 이중과세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같은 부동산에 대해 과세가 두 번 이뤄져 납세자 입장에서는 이중 부담으로 다가온다. 결국 동일한 과세 대상에 대해 두 번의 과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조세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해외 주요국은 부동산의 보유에 대해 하나의 보유세 세목만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광역지방정부와 기초지방정부가 각자의 목적에 따라 지방세 형태로 재산세만을 부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첫 해 종부세 개편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 "종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와 장기적으로 통합하겠다"고 공약했다. 결과적으로 종부세를 전격 폐지하겠다는 뜻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이런 세금(종부세)을 도입한 사례가 없다"며 "종부세 재원의 재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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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동산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종부세 과세 대상과 납세액이 줄어들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화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세청에 따르면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지난 2019년 59만2000명에서 2020년 74만4000명, 2021년 101만7000명, 2022년 128만3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9만5000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납세액도 2019년 3조원에서 2020년 3조9000억원, 2021년 7조300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다가 2022년 6조7000억원 지난해 4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지역별 납세대상, 납세액은 서울(25만5000명·2조억원)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세제당국, 1주택자 종부세 폐지 vs 다주택자 중과세율 완화 고심

정부와 국회, 대통령실에서 주장하는 종부세 개편 방안은 입장차가 커 합의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에서 완화론으로 한 걸음 물러났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1주택자 종부세 개편 논의를 환영한다고 밝히며 장기적으로는 종부세 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세제당국과 여당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가 폐지되면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부동산이 쏠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1주택자 종부세를 폐지하는 방안보다는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인 '중과세율'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주택 이상인 다주택자에는 중과세율이 최고 5.0% 적용되는 데 이를 기본세율인 최고 2.7%로 하향하는 방안이다.

현행 중과세율은 3억원 이하(0.5%), 6억원 이하(0.7%), 12억원 이하(1.0%)까지는 기본세율과 동일하나 25억원 이하(기본 1.3%·중과 2.0%)부터 점차 격차가 벌어져 50억원 이하부터는 기본세율의 두 배가 된다.

세제당국은 지난 2022년 세법개정 당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폐지한 바 있지만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야당의 반발로 유지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 사항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종부세 개편 방안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종부세 관련 질의에 "종부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건 윤석열 정부의 정책방향과 부합한다"면서도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의 이슈도 있고 야당의 공식 의견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재부가) 입장을 말할 상황은 아니다"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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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기획재정부] 2024.05.27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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