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게임 페스트'에 中 게임 대거 참전…소니 신작 행사서도 주목
콘솔에 방점 찍은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 세제 혜택은 빠져
검은 신화: 오공 |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한국 안방을 점령한 중국사들이 국내 게임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뛰어들고 있는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그간 해외 게임을 베낀 아류작을 찍어낸다는 평가를 받아온 중국 게임 업계가 높은 기술력과 막대한 자본, 자체 IP(지식재산)으로 콘솔 게임에 도전하면서 K-게임과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대형 게임사 넷이즈, 텐센트, 호요버스 등은 이날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막한 온·오프라인 게임쇼 '서머 게임 페스트(SGF) 2024'에 참가한다.
텐센트의 중국 소재 게임 개발 자회사 티미 스튜디오는 이번 행사에 개발한 1인칭 슈팅 게임 '델타 포스: 호크 옵스'를 출품했다.
'델타 포스: 호크 옵스'는 미군 특수부대를 소재로 한 동명의 고전 1인칭 슈팅게임(FPS) 시리즈를 현재 게임업계에서 주목받는 익스트랙션 슈터(아이템을 수집해 탈출하는 슈팅 게임)로 재해석한 신작이다.
중국 개발사 '게임 사이언스'와 'S-게임'도 이번 SGF에서 각각 '검은 신화: 오공'과 '팬텀 블레이드 제로'를 선보인다.
오는 8월 출시를 앞둔 '오공'은 중국 고전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지난해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3' 현장에서 화려한 그래픽과 높은 액션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S-게임이 SGF에 출품한 '팬텀 블레이드 제로' 역시 최근 공개한 트레일러에서 진중하고 어두운 무협풍 세계관, 빠르고 호쾌한 액션 연출로 주목을 받으며 '오공'의 뒤를 이을 중국 게임 기대작으로 꼽혔다.
팬텀 블레이드 제로 |
중국 게임의 약진은 지난달 말 플레이스테이션(PS) 플랫폼 운영사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의 신작 행사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도 두드러졌다.
한국 시장에서 '한복공정' 논란을 일으킨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는 문제의 게임 '샤이닝니키' 후속작 '인피니티 니키'와 액션 게임 '발라드 오브 안타라'를 잇달아 공개했다.
'인피니티 니키'에는 일본 닌텐도에서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 참가한 토미나가 켄타로 디렉터가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버스톤 게임즈도 무협풍의 액션 게임 '연운십육성'을 공개했다.
상반기 한국 게임사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를 핵심 라인업으로 내세웠던 소니가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산 콘솔 게임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모양새다.
과포화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최근 콘솔로 눈을 돌린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중국 게임의 약진을 보며 내심 불안한 기색이 읽힌다.
지난해부터 나온 '데이브 더 다이버'(넥슨), 'P의 거짓'(네오위즈), '스텔라 블레이드'(시프트업) 등의 콘솔 버전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았지만, 흥행 실패 시 위험성이 큰 콘솔 게임 시장 특성상 앞으로 나올 차기작들도 경쟁을 뚫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K-게임 열기 |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의 연이은 콘솔 게임 도전 배경에는 한국보다 훨씬 탄탄한 내수 시장이 있다"며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최근 주춤한 감이 있지만, 중국 기업의 해외 유망 게임사 투자도 여전히 활발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을 인지한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달 초 콘솔 게임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PC·모바일에 편중된 게임산업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면 정작 게임업계가 원했던 게임 제작비 세제 혜택은 빠졌고, 빈자리는 중소 게임 개발사 지원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 확대에 초점이 맞춰지며 시장에서는 반쪽짜리 진흥책이란 반응이 나왔다.
전환기에 선 한국 게임산업이 미국·일본 등 기존 콘솔 강국과 중국이라는 신흥 강국 사이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각계의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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