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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체크카드 1위인데…" NH농협카드, 은행서 분사 안 하나 못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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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누적 체크카드 이용금액 업계 1위

독립법인 분사시 마케팅 강화 및신사업 속도

자금조달 부담 및 업황 악화 우려도

"독립법인 분사해 경쟁력 강화해야"

아시아투데이

/농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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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선영 기자 = "NH농협카드가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면 카드업계 판도가 바뀔 겁니다. 독립된 카드사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집계를 할 수는 없지만 현재도 중위권 카드사에 버금가는 수준일 겁니다."

NH농협카드를 바라보는 카드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5대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카드사 법인을 두지 않은 곳이 바로 NH농협금융이다. 농협금융은 핵심 자회사인 농협의 사내분사(CIC) 형태로 농협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카드사업부문인 셈이다.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이 모두 지주 산하에 카드 자회사를 두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은행 내 조직임에도 농협카드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체크카드 시장에서 이용금액이 다른 전업계 카드사를 한참 웃도는 명실상부한 1위이기 때문이다. 농협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입지가 공고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농협카드가 분사할 경우 비은행 부문에서 농협금융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데도 은행 내 조직으로 운영,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카드가 사내 조직으로 운영될 경우 농협은행의 비이자이익 증대를 이끌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농협카드의 성장을 위해선 독립법인으로의 분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농민들을 기반으로 전국적으로 영향력을 지닌 농협중앙회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누적 NH농협카드의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18조68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KB국민카드(11조8529억원), 신한카드(9조5086억원), 우리카드(6조9590억원), 하나카드(5조1988억원) 등과 비교해도 가장 큰 규모다.

신용카드 이용금액의 경우 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카드에 이은 중위권 수준이지만, 체크카드 시장에서는 강자라는 평가다.

농협카드를 별도법인으로 분사하려는 움직임은 과거에 이미 있었다. 하지만 별도 법인으로 독립할 경우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카드사업 여건이 악화되는 추세를 보인 탓에 독립법인으로 분사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농협카드가 독립법인으로 분사할 경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체크카드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1위인 농협카드가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게 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영업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신용카드 이용금액의 경우 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카드에 이은 중위권 수준이지만, 향후 영업을 확장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현재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살펴봐도 단숨에 중위권 카드사로 도약, 카드업계의 메기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내부 조직일 경우 보수적인 은행의 성향을 반영,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독립법인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수적인 은행 내의 조직으로 있을 경우 보수적인 기업문화 탓에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 있어서다. 해외시장 진출 및 현지 금융사 인수합병(M&A) 등 투자를 결정할 때에도 독립법인일 때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독립법인이 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카드업계는 높은 조달금리로 수익성 악화 우려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자체 수신 등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한 은행과 달리 카드사는 회사채 발행 등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독립법인이 되기 위한 초기 비용 부담도 크다. 현재는 인사, 교육 등 후선업무를 은행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독립법인이 될 경우 해당 인력을 추가로 충원해야 한다. 현재는 은행 직원들이 농협카드로 발령받기도 하지만, 독립법인일 경우는 이런 방법을 활용하기 어렵다.

카드업황 전망이 어둡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하지만, 이에 따른 리스크 부담이 커질수도 있다.

일각에선 카드업계의 부진한 업황을 이유로 보수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농협카드의 수익은 농협은행의 비이자이익 등으로 반영되는데, 독립법인으로 빠져나갈 경우 해당 수익이 감소하게 된다. 그럼에도 농협카드를 독립법인으로로 분사하고 중장기적인 성장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카드사가 은행 내부 조직으로 있으면 은행처럼 운영되기 때문에 카드사만의 고유한 정책이나 신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며 "은행의 보수적인 리스크관리 정책에 맞춰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것도 쉽기 때문에 독립법인으로 분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농협카드 관계자는 "독립법인으로의 분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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