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델라웨어주 주방위군 비행장에서 이날 유죄 평결을 받은 아들 헌터 바이든을 껴안아주고 있다. 윌밍턴/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마약 복용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취득한 혐의에 대해 11일 유죄 평결을 받았다.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2018년 헌터가 리볼버 권총을 취득하면서 신고서에 허위 사실을 적고, 이를 진실된 내용이라고 밝히고, 불법으로 총기를 소지했다는 세 가지 혐의에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형 선고 일자는 미정인데, 최장 징역 25년까지 처해질 수 있는 이런 범죄에 총기를 사용하지는 않은 초범이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는 드물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헌터는 코카인 중독 상태임을 숨기고 총을 산 게 자신이 쓴 자서전 등을 통해 드러나 법정에 서게 됐다. 그는 당시 사귀던 형수(2015년 사망한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의 아내)가 총기 취득 사실을 알고 놀라 권총을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11일 동안만 이를 갖고 있었다.
유죄 평결에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헌터는 성명을 내어 “(마약 중독으로부터의) 회복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가능하다”며, 재판 과정에서 응원을 보내준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는 여러 차례 공판을 참관한 바이든 대통령의 아내이자 헌터의 계모인 질 바이든도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결에 대해 “나는 이번 사건 결과를 받아들이며 사법 절차를 계속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들에 대한 “사랑과 지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헌터가 유죄를 선고받아도 사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린원 헬기를 타고 도착한 윌밍턴 근처 델라웨어 주방위군 비행장에서 헌터를 만나 포옹하며 부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어 헌터와 함께 온 며느리, 손자와도 몇 분간 얘기한 뒤 사저로 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저가 있는 윌밍턴은 주말에 자주 방문하지만 주중에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아들의 처벌이라는 악재를 가족애를 홍보하는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헌터는 외국 기업 이사 등으로 이름을 올리고 번 돈과 관련해 탈세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미국 역사상 첫 현직 대통령 아들 처벌 사례의 주인공인 헌터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운동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성관계 입막음 돈 전달 관련 사건으로 지난달 30일 본인이 유죄 평결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만큼 타격이 크지는 않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캠프는 시엔엔(CNN)에 보낸 성명에서 헌터의 유죄 평결은 “바이든 가족의 진짜 범죄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것뿐”이라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오직 한겨레에서 볼 수 있는 보석같은 기사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