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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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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전략 변화 주는 삼성전자…선단보단 '고객 맞춤'으로 점유 확대 [소부장반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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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위탁생산) 전략에 약간의 변화를 준다. 과거에는 1위 TSMC를 잡기 위한 '선단 공정' 도입에 더욱 힘을 쏟았더라면, 이제 고객의 특정 요구에 맞춘 맞춤형 칩 설계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2027년 양산을 계획한 선단 공정 1.4나노(㎚) 양산 일정도 앞당기기보다는 최적화에 만전을 기울일 방침이다.

◆ 선단 집중→최적화로 변화…2 4나노 신규 공정 공개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2일(현지시간)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를 개최하고 AI 시대를 주도할 파운드리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파운드리 포럼은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부문 미주 총괄(DSA) 사옥에서 개최됐다. 포럼에는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와 조나단 로스 그록 CEO 등 업계 주요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삼성전자의 기술과 사업 현황과 함께 30여 개 파트너사가 마련한 부스에서 다양한 반도체 기술과 솔루션,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Empowering the AI Revolution'을 주제로 잡았다. 한국으로 직역하면, '인공지능 기술 진보 촉진'이다. 본격적으로 개화한 AI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 아이디어 구현을 위한 최선단 파운드리 기술, 메모리 및 첨단패키지 분야와의 협력 통해 시너지 창출을 하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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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한 2나노미터 파운드리 새 SF2Z와 4나노 신규 공정 SF4U를 공개했다 SF2Z는 후면전력공급 기술을 적용한 2나노 공정이다. BSPDN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해 전력과 신호 라인의 병목 현상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기존 2나노 공정 대비 전력 소모·성능·면적(PPA)이 개선되며 전류 흐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전압강하 현상을 대폭 줄여 고성능컴퓨팅(HPC) 설계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SF2Z를 2027년까지 준비할 계획이다.

또 다른 신규 공정인 4나노 SF4U는 기존 4나노 공정 대비 광학적 축소(optical shrink)를 통해 PPA 경쟁력이 추가 향상됐다. 2025년 양산 예정이다. 1.4나노 공정 양산 계획은 기존대로 2027년으로 유지했다.

AI에 필요한 커스텀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패키징 역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살려 이를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통합 AI 솔루션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팹리스가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지 업체를 각각 활용하는 경우 대비 칩 개발에서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 나아가 2027년에는 AI 솔루션에 광학 소자까지 통합할 예정이다.

◆ 파운드리 입지 약화에 전략 재편성…최적화로 고객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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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 같은 파운드리 전략 변경한 데에는 최근 TSMC와 격차가 다소 벌어지는 등 대내외적 사업 환경이 변화하고 있어서로 풀이된다. 과거 2010년대 초, 삼성전자는 TSMC와의 경쟁에서 승리, 애플과 같은 고객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선단 파운드리 우위에 집중했다.

실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10나노부터 7나노까지 EUV(노광장비)를 경쟁사보다 먼저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EUV 장비 숙련도 이슈 등으로 오히려 5나노, 4나노 등 진입이 늦춰졌다. 이에 이어 첨단 패키징(FO-WLP) 상용화마저 더뎌지며 애플 수주를 전량 TSMC에 빼앗기게 됐다. 4나노에서도 엑시노스, 스냅드래곤(퀄컴) 발열 사태로 신용도도 추락했다.

이러한 이슈들이 모여 파운드리 점유 약화 등의 결과로 이어지다 보니 공정 고도화보다는 최적화에 집중, 규모가 작은 팹리스 기업부터 AMD, 구글 등 대형 기업까지 탄탄한 지원 체계를 갖춰나가겠다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단 공정 도입 후 시장에 빨리 제품을 풀어내는 메모리와 달리 파운드리는 고객에 최적화된 공정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라며 "굳이 시간을 앞당길 이유가 없고 확실하게 최적화해서 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까지 다 하는 반도체 기업은 삼성전자뿐이다 보니 향후 대형 CSP나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아니고서야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도 삼성 파운드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라며 "보다 작은 기업부터 AMD, 구글 등 대형 기업까지 탄탄한 지원 체계를 갖춰나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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