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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40>풍수지리에서 파타고니아까지…몬테스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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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목표가 컸던 만큼 남들이 했던 방식 그대로 답습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칠레에선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던 프리미엄 와인에 도전했고, 포도밭이라곤 없던 곳에 포도나무를 심었다. 동양의 풍수사상을 반영해 양조장을 지었고, 와인이 익어가는 셀러에서는 종일 그레고리 성가를 틀었다. 아무리 포도가 자라기 천혜의 환경이라는 칠레라도 이런 혁신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칠레 와인의 위상도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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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와이너리 몬테스의 아우렐리오 몬테스 회장은 이달 한국을 방문해 인터뷰를 갖고 "각각의 포도품종에 적합한 테루아를 찾고, 경사면에 포도밭을 조성한 것이며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늦은 밤 사이 포도를 수확하는 것 모두 몬테스가 최초"라며 "여기에 포도 재배에는 더 할 나위 없는 고립된 낙원같은 환경이 더해져 몬테스의 아이콘 와인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몬테스의 와인들은 순리에 따른다. 존재하는 중력으로만 이동할 뿐 일체의 펌프나 동력을 이용하지 않는다.

몬테스 회장은 "양조장의 가장 높은 곳에서 수확한 포도를 투입해 한 층 아래 발효 탱크로 흐르도록 하고, 다음 단계에 필요한 탱크가 다시 아래에 위치하도록 한다"며 "와인이 가능한 자연스럽고 좋은 상태가 유지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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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와인을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풍수사상에 따른 양조장이나 성가 음악 등이 와인 뿐만 아니라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몬테스 알파 엠'은 몬테스를 프리미엄 와인 생산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준 와인이다. 2012년 미국에서 열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다. 프랑스의 샤토 오브리옹 등 1등급 와인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슈퍼투스칸 사시카이아, 미국의 오퍼스원 등 쟁쟁한 와인을 모두 제쳤다. 알파 엠은 보르도 그랑크뤼 급을 목표로 카버네 소비뇽에 카버네 프랑과 메를로 등을 섞어 전형적인 보르도 블랜드 방식으로 만들었다. 맛의 깊이와 느낌이 고상하고 귀족적이다.

'몬테스 퍼플 앤젤'은 카르미네로 품종으로는 보기 드문 아이콘 와인이다. 이날 시음한 2008년 빈티지는 1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매끈한 보라빛으로 여전히 숙성 잠재력이 남아있음을 보여줬고, 실크같은 부드러움과 힘이 공존했다.

아이콘 와인으로 새로 선보인 '몬테스 뮤즈'는 카버네 소비뇽 100%로 만든 와인이다. 직설적이지만 우아하고 신선하다. 뮤즈는 몬테스 회장이 와인메이커로서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영감과 도움을 준 여성들에게 헌정하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일흔이 넘었지만 몬테스 회장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구 최남단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을 담은 와인을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맛 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일명 파나고니아 프로젝트다. 산티아고에서 1200㎞ 남쪽으로 떨어진 파타고니아에 포도밭을 일궜다. 파타고니아는 남반구지만 남극에 가까워 춥다. 와인과 포도 재배에 대한 상식과 통념을 완전히 뒤엎은 발상이다.

몬테스 회장은 "파타고니아의 서늘한 기후로 알콜 도수 11.5도 안팎의 스파클링 와인만 가능하다"며 "즐거운 산미에 남쪽의 신선한 해풍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와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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