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최대 계파 친윤 표심 주목
反韓 주자 내세워 ‘어대한’ 깨나
김재섭 “친윤 개혁하는 게 소임”
윤상현 “친윤 타도 반대” 러브콜
나경원 포럼에 친윤 의원들 참석
총선 패배로 구심점 없어진 친윤
“전대 영향력 미미할 것” 관측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나경원 의원, 이철규 의원, 김재섭 의원. 연합뉴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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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는 2022년 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함께 국민의힘의 주류 세력으로 등극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당원권 정지를 주도했고, 이후 치러진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유력 주자였던 나경원 의원의 출마를 ‘불출마 촉구 연판장’으로 무산시키고,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구축한 김기현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운 것이다. 이후 친윤계는 ‘김기현 지도부’에 대거 입성해 당의 의사결정권을 사실상 독점했다.
◆‘나이연대’부터 ‘김재섭 지원설’까지
이번 전대에서도 친윤 표심이 주목받는 이유는 친윤계가 가진 조직력 때문이다. 현역 의원의 대다수가 친윤계로 분류된다. 전당대회 룰이 ‘당원투표 80%, 일반 여론조사 20%’로 정해진 만큼, 현역 의원들의 조직력을 무시하긴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건은 친윤계가 단일대오를 형성해 특정 주자를 지지할지 여부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한 전 위원장과 반목한 친윤계가 한 전 위원장의 맞상대를 내세울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돼왔다.
지난 4월 제기된 ‘나이(나경원·이철규)연대설’이 대표적이다. 나 의원이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과 손을 잡고 전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 의원이 이 의원 중재로 윤 대통령과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며 불이 붙었다. 나 의원은 이를 “고약한 프레임”이라고 강하게 부정하고, 이 의원도 일축한 바 있다.
최근에는 친윤계가 당대표 출마를 고민 중인 김재섭 의원을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 의원은 14일 “제 정치적 소임은 친윤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쳐놓은 사람들을 개혁하는 것”이라며 “친윤계의 지원을 받거나 이럴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 나경원(왼쪽), 이철규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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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을 향한 러브콜… 세력화 시동
반대로 친윤계에 러브콜을 보내는 주자도 있다. 윤상현 의원은 같은 날 “친윤 타도에 반대한다. 같이 가야만 하는 포용의 대상”이라며 “친윤, 비윤, 반윤 다 함께 가 윤석열정부가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나이연대’를 부정했지만, 인지도 면에서 한 전 위원장과 겨룰 수 있는 주자로 꾸준히 거론된다. 나 의원은 전대 룰에 대해 “민심을 넣는 게 맞다는 게 제 기본적인 입장”이라면서도 “총선 패배에서 민심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바로 전대 룰과 연결시키는 데 대해선 다소 거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며 친윤계와 보조를 맞추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친윤은 전대 룰에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나 의원이 주도하는 ‘국회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포럼에 이 의원이 참여하고 있고, 지난 13일 총회에 이만희, 강민국, 정희용, 주진우 의원 등 친윤 의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친윤계 내부에서도 세력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직전 당대표였던 김기현 의원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김기현 의원은 18일 옛 소장파 모임 출신 중진들과 조찬 모임을 갖고, 24일에는 자신이 회장을 맡은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다.
김기현 의원이 ‘반(反)한동훈’ 기치를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실패한 리더십이 아니라, 당을 살리고 민생을 살릴 수 있는 새롭고 참신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적었다. 한 전 위원장의 불출마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김재섭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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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존재감 미미할 것” 관측도
친윤계가 이번 전대에선 별다른 영향력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 노선을 놓고 친윤계 내부에서 분화가 일어났고, 총선 참패 이후엔 구심점이 없어지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추대론이 일었던 이 의원이 또 다른 친윤계인 배현진 의원과의 갈등 속에 경선에 불출마한 게 ‘친윤 단일대오’가 더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친윤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다 달라서 이번 전대에선 각개전투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상임위원장이나 당직을 맡고 싶은 의원들은 굳이 한 전 위원장과 척질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했다.
대통령실도 지난해와 달리 전대에 입김을 행사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용산은 누가 당대표가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정이 조율해도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어대한’을 꺾기엔 힘이 부족하므로 친윤계가 최고위원 선거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총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윤 인사를 최대한 많이 당선시켜 힘의 균형을 맞추려 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친윤 내부에는 한 전 위원장 당선 이후 비대위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는 기류도 있다. 이를 염두하고 한 전 위원장도 자신을 뒷받침할 최고위원 후보(러닝메이트)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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