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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북한, DMZ에 248km 길이 장벽 세우나… "국경선 긋는 작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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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MDL 침범 사건도 연관
벽·도로·다리 등 설치 중
한국일보

3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철책과 초소들이 보이고 있다.파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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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내에 담벼락을 설치하는 등 국경선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인 동향이 포착됐다. 군 당국은 지난 9일 DMZ 내에서 작업하던 북한군 수십명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한 것도 국경선 조성 작업 중 벌어진 일로 보고 있다.

1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최근 MDL과 DMZ 북방한계선(MDL 북쪽 2㎞ 선상) 사이 일부 지역에서 국경선을 긋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벽을 세우고, 도로를 건설하고, 하천에 다리를 놓는 작업등이 포함된다. 지난 9일 곡괭이, 도끼, 삽 등 작업도구를 소지한 북한군 수십명이 중부전선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사격 후 돌아간 사건 역시 북한군의 작업 위치가 MDL과 워낙 가깝고, 이 지역에 수풀이 우거져있어 위치 파악이 힘들다보니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MDL을 따라 동서로 길게 장벽을 치려는 것인지, 일부 지점에 경계·방호 시설을 건설하려는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북한은 지난해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두 교전국"이라고 선언한 뒤, 남북을 잇는 도로와 철도 등 물리적 이동 통로를 끊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은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NLL)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으며,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 영공, 영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도발로 간주될 것"이라며 국경선을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은 이달 말 예정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서해 NLL에 대응하는 새로운 해상 국경선을 선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MDL이라는 명백한 기준이 있는 지상에서 국경선 설치 작업을 선행한 뒤 논란의 여지가 큰 해상 국경선까지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담겨있을 수 있다. 이런 의도로 육상 국경선을 설치하고 있다면, 휴전선을 따라 248㎞에 달하는 장벽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유엔군사령부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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