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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KBS '동행 463화' 동생 기저귀 갈고 씻기고 먹이는 10살 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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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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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방송되는 KBS1 '동행' 463화는 '살림 9단 열 살 예나'란 주제로 꾸며진다.

◆ 5남매네 살림꾼 예나

구멍가게 하나 없는 포항의 산골 마을. 매일 손빨래에 야무지게 달걀말이 해서 밥을 챙기고, 막냇동생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씻기고 재우며 잔소리하는 자매. 열 살 예나가 동생들에게 반장으로 불리며 살림 9단 못지않은 솜씨를 갖추게 된 건, 세 남동생 때문이다.

아들 키우는 엄마는 다르다더니, 순했던 성격마저 육아하느라 드세졌다는 예나.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한 살 터울 언니 예린이와 살림살이와 육아를 시작했다.

먹성 좋은 셋째 예건(8세), 사고뭉치 넷째 예준(7세)과 손 많이 가는 다섯째 예성(4세)이까지 말썽꾸러기 남동생들 돌보는 일을 불평 없이 하는 건, 만성신부전으로 일주일에 3번씩 신장 투석해야 하는 엄마를 위해서다.

몸 가누기도 힘들어 누워있는 날이 많은 엄마. 막냇동생을 낳은 후로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진 엄마를 지키기 위해 친구와 노는 시간을 포기해야 했고, 잠자는 시간조차도 줄였지만, 엄마가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참고 해낼 수 있다는 자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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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가살이 아빠와 외조부모의 가슴앓이

초등학교 동창생인 엄마, 아빠는 스무 살 무렵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딸 넷 중 장녀인 엄마 희영 씨는 어려운 형편에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생활비를 버느라, 아빠 형원 씨는 고교졸업 후 두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던 식당에서였다.

얼마 후, 작은 원룸에서 살림을 꾸린 두 사람. 밑천 없이 시작한 살림에 결혼식도 못 올렸지만, 부지런히 벌면 나아질 거란 믿음으로 열심히 일해왔다. 두 딸을 안고, 업고 식당 일하러 다니는 딸을 안쓰럽게 여긴 친정아버지의 권유로 처가살이를 시작한 가족.

부모님께 폐 끼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엄마가 만성신부전 판정을 받은 후론 냉난방기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는 아빠 혼자 생계를 감당해야해 부모님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어 죄송하다.

매달 식비 대기도 빠듯한데 신장 이식을 위해 필요한 검사 비용과 수천만 원의 이식 수술비용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 그런 딸이 안쓰러워 뇌경색을 앓고도 목욕탕 청소 일을 놓을 수 없는 부모님은 애가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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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를 위한 5남매의 소원

다섯째를 가졌을 때 임신중독으로 만성 신부전 5기 진단을 받은 엄마. 상태가 악화해 다섯째인 예성이를 8개월 만에 미숙아로 출산했다.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더 잘 돌보고 싶었지만,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몸으로는 불가능한 일. 엄마 몫을 대신해 주는 두 딸 덕분에 잠시나마 몸을 추스르고 물조차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엄마에게 지극정성으로 죽을 끓여주는 어린 딸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아내가 아프고 코로나19로 실직한 후로 처가살이에 더 눈치가 보였던 아빠. 어렵사리 1년 계약직 일을 찾았지만,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하루하루 막막하다.

새벽 출근에 늦은 밤 퇴근하는 아빠 몫까지 더해 엄마를 돌봐야 하는 아이들에게 면목이 없다. 5남매의 소원은 단 하나, 엄마가 건강했던 때로 돌아가 웃음을 되찾는 것.

대식구를 거둬준 친정 부모님과 홀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남편 그리고 철든 아이들까지, 엄마에겐 다시 일어서야 할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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