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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극우돌풍 맞선 마크롱 조기총선 승부수, 브렉시트 전철 밟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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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 부른 수준의 도박"
佛 극우집권 재촉 자충수 우려
마크롱 "극우돌풍 좌시않는다"
반대시위 확산 속 정국 대혼란


파이낸셜뉴스

"극우 안된다" 프랑스 25만명 시위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RN)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주먹을 치켜들고 있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25만여명이 극우 반대 시위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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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조기 총선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여론 조사에서는 이번 조기 총선에서 집권 연정이 몰락하고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의 국민전선(RN)이 절반 가까운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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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조기 총선 승부수가 극우 마린 르펜의 국민전선(RN) 집권을 재촉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미 금융 시장에서는 프랑스에 극우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앞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반대하던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제안했던 국민투표에서 의도와 다르게 브렉시트가 결정됐던 것처럼 마크롱의 도박이 프랑스에서 극우 정부를 탄생시키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승부수냐 도박이냐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 진행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신좌파와 극우 RN이 두각을 나타내자 돌연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마크롱 보좌진들의 말을 인용해 마크롱이 기습적인 조기 총선을 통해 의회를 장악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좌파 정당들이 오는 30일 1차 투표를 통과하는데 필수적인 연합을 구성할 시간을 빼앗아 좌파가 몰락하고 다음 달 7일 투표에서는 그 표가 기업 친화적인 자신의 여당에 몰릴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마크롱은 르펜과 이전 대결에서도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해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마크롱의 이 같은 예상이 빗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좌파 정당들은 예상과 달리 신속하게 연합해 마크롱의 집권 여당 르네상스(RE), 르펜의 RN과 대적할 수준으로 세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마크롱의 RE는 당과 상의 없는 대통령의 돌발 행동에 당혹해하고 있다.

특히 여론 조사에서는 이번 총선 승자가 극우 르펜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르펜의 RN은 1차 투표를 통과해 최종적으로 프랑스 의회 577석 가운데 최대 270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반 의석 289석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다. 2년 전인 2022년 총선 의석 수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극우 RN이 하원에서 제1당으로 올라서면 르펜은 차기 총리 선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게 된다. 아울러 차기 대권을 노릴 수도 있다.

■ 마크롱의 자신감 "그럴 일 없다"

마크롱은 12일 기자회견에서 2차 대전 이후 극우에 정부 운명을 맡기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극우가 세를 불리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도 2027년 자신의 임기 말까지 극우 돌풍이 지속되도록 좌시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극우가 돌풍을 일으킨 9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는 시민들의 분노를 나타내는 것일 뿐이라면서 총선은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안이어서 여당 연정이 더 명확하게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해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의 도박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정치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유럽 담당 상무 무지타바 라흐만은 "데이비드 캐머런도 베팅했다가 잃었다"면서 "캐머런은 '공포 프로젝트'가 선거 승리를 부를 것으로 자신했지만 틀린 것으로 판명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크롱도 캐머런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단언했다.

■ 시민은 마크롱편? 25만명 극우 반대 시위

반면 시민들의 움직임은 마크롱에 우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WSJ에 따르면 15일 프랑스 시민 25만여명이 프랑스 전역에서 극우 반대 시위에 나섰다. RN이 이번 조기 총선에서 의회 1당으로 올라서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다. 프랑스 각 노조와 반인종차별주의 그룹, 학생 단체, 신좌파 연합 정당들이 시위에 참여했다.

극좌 성향의 노조연맹 CGT는 시위에 참여한 인원이 내무부 통계의 2배가 넘는 64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CGT는 파리에서만 25만명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 낭트, 리용, 릴 등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가 150건을 넘는다.

여론 조사 흐름으로 볼 때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총선 승부수가 자칫 극우 집권의 물꼬를 트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지만 이번 시위로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RN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와 극우의 부상을 견제할 것이란 기대다.

앞서 2002년에도 RN이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하고 결선 투표에 오르자 프랑스 전역에서 약 150만명이 시위에 나서 RN의 집권을 막은 적이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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