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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대통령실 “北·러 밀착 계속 주시… 러에 ‘선 넘지 말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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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방북 앞두고 ‘외교전’

18∼19일 北·러 회담 진행 전망

푸틴 ‘외교적 고립’ 출구 모색 속

韓·러 관계 정상화에 영향 주목

조태열 “결과에 따라 대응 조치”

中과 외교안보대화로 北 견제

“美·日과 역내안보 수시로 소통”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는 우방인 미국·일본과 정보를 교류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중국과 외교안보 전략대화를 개최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외교전도 병행한다. 릴레이 정상외교를 이어온 윤석열정부는 숨가쁜 ‘외교 주간’을 맞이하게 됐다.

세계일보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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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폭넓은 협력추진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새벽 5박7일간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귀국 후)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 참모진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18∼19일 1박2일간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방북할 것이다 하는 이야기는 많이 나오고 있고, 실제 그렇게 예상도 되고 있다”며 “여러 가지 경로로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적인 군사협력 문제부터 관련 동향들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대응책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채널A에 출연해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결과에 따라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이번 러·북 정상회담에 관해 “폭넓은 협력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고 군사안보 측면에서 일부 사안은 과거와 비슷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정보도 있고 해서 러시아 측에 일정한 선을 넘지 말아라 하는 경고성 소통도 한 바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1961년 북한과 소련이 체결한 ‘조소 우호 협력 및 상호 원조 조약’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조약에는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포함돼 있는데 1995년 러시아의 조약 폐기로 이듬해 종료됐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순방 중 기자들과 만나 북·러 정상회담 대응 방안에 대해 “미국·일본과 역내 안보 문제에 대해 수시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그 과정과 결과에 있어 함께 분석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별로 우리 안보에 위해가 되지 않도록 동맹 간에 역내 평화를 위해서 우리 스스로 권익을 지켜나갈 수 있는 대응책을 연계해서 계속 살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18일 서울에서 중국과 ‘2+2’ 외교안보 대화를 예고하고 있다. 외교·국방 분야에서 양국의 차관·국장급이 만날 예정이다. 지난달 한·중·일 정상회의에 이어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우방인 중국과 긴밀히 접촉하는 것은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이번주) 전개되는 한국과 중국의 전략대화를 십분 고려하며 주변국들이 대한민국과 궤를 같이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외교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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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의 방북, 남북 눈치 보는 러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7월19∼20일 이후 24년 만이다. 표면상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찾아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한 데 따른 답방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외교적 고립 상태에 놓인 러시아가 새로운 출구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의 외교 행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에 대해 장 실장도 “푸틴 (대통령)이 간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그만큼 러시아가 아쉽다는 방증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최대한 얻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올라갔다기보다 상황적 이해관계 때문에 부상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북·러 정상회담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 실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의 무기 지원 문제로 러·북 간 협력은 세계 안보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와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서방에서 러·북 간 어떤 논의가 있는지 관심있게 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장 실장은 “러·북 관계에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면 한·러 관계정상화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며 “러시아 측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과연 남북 간 어느 쪽이 중요한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북한 입장에선 푸틴의 방북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외교·정치적인 승리를 선포하는 상징성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북·러 양국은 그동안 해온 군사·경제협력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겠지만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욱·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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