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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위기에 강한 승부사'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CEO 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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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 전문가에서 전 부문 아우르는 통합형 CEO로
괄목할 해외사업 성과로 '건설업계 맏형' 입지 굳건히
현장 직접 방문으로 '여의도 재건축 1호' 시공권 수주
신재생에너지·전력 중개 등 미래 먹거리 기틀 마련도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마주치면 다리를 세우라."


이투데이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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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위기에 강한 승부사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인용한 고사성어 '봉산 개도 우수 가교'처럼 대내외 위기를 돌파해 기회로 만들고 나아가 성장 동력으로 바꾸는 능력이 탁월하다.

윤 사장은 취임 이후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과 고급 브랜드 안착, 불가리아 원전과 같은 굵직한 해외 수주를 이끌며 현대건설의 '르네상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윤 사장은 198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사업관리실장과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37년간 다양한 실무·현장 경험을 쌓은 말 그대로 '건설업계 통'이다.

2021년 초 현대건설 사장에 오를 때만 해도 주택사업 부문 전문가 이미지가 강했지만, 취임 이후 해외사업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내며 건설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형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업계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현대건설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건설업계 '맏형'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지키고 있는 것도 해외사업 덕분이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1단계,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해외 대형현장 공정이 본격화하고 샤힌 프로젝트 등이 1분기 실적에 포함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현대건설의 1분기 매출액은 8조5453억 원, 영업이익은 2509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41.7%, 44.6% 늘었다. 매출액은 올해 연간 목표인 29조7000억 원의 28.8%에 해당하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인 1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수주는 전년 동기보다 60.3% 증가한 9조5177억 원을 기록하며 올해 목표치인 29조 원의 32.8%를 채웠다.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 처리시설 2단계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가 더해진 해외 수주액이 5조4539억 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9조6541억 원, 영업이익은 7854억으로 각각 39.6%, 36.6% 증가했다. 해외 수주액은 12조 8684억 원으로 전년보다 80% 확대됐다.

해외사업 질주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2월 총 사업비 18조 원이 넘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대형 원전 해외시장 진출이란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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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이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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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사장은 주택사업 부문 전문가답게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의 압도적 지위도 공고히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부문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몸을 사리는 가운데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상반기까지 5개 사업지에서 3조3060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6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1위 자리에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윤 사장은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인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현장을 찾아 '명실상부 여의도 최고의 랜드마크로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적극적인 수주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표이사가 수주 경쟁이 벌어지는 사업장을 찾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윤 사장의 현장 방문은 수주에 진정성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왔고 현대건설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따냈다.

윤 사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먹거리 확보 전략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태양광과 해상풍력,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EPC(설계·조달·시공)는 물론이고 초기 사업개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사업 역량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전북 부안 신재생에너지단지에서 국내 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건설에 들어갔다.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공급이 가능한 플랜트로 부안군의 에너지 자립 도시 구축을 선도하는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총괄설계(기본·상세설계), 기자재 구매, 시공 등을 담당한다. 현대건설은 보령 청정수소사업 FEED 설계, 제주 12.5MW 그린 수소 실증 플랜트 개념 설계 등도 수행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중부발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손잡고 미국 태양광 발전사업 공동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개발단계부터 건설, 운영 등 전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현재 현대건설과 KIND는 미국 텍사스주 중부 콘초 카운티 지역의 459MW 규모 태양광 발전소 개발에 협력하고 있으며 한국중부발전은 미국 엘라라 태양광 발전사업, 콘초밸리 태양광 발전사업을 개발·운영 중이다.

윤 사장은 재생에너지 전기 공급사업 및 소규모 전력 중개사업을 지난해 정관에 추가하고 전문조직을 신설하는 등 전력 중개 거래 분야에서의 기틀을 닦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3월 글렌몬트디앤디솔라홀딩스와 태양광 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한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 네트워크를 마련한 것으로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현대모비스 등 재생에너지 구매계약을 체결한 기업에 더 많은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그룹사를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에너지 IT 기업 식스티헤르츠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국내 최초로 PPA 거래 자동화 솔루션이 탑재된 전력거래 자동화 IT 플랫폼 및 통합발전(VPP) 서비스 개발에도 나섰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인천남동산업단지의 에너지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및 운영사업 본격 착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산업단지와 중견·중소기업에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과 영국 등 글로벌 톱티어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영국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착수하는 등 원전사업 경쟁력 강화도 지속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핵심 분야 초격차 기술 확보,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하고 있다"며 "대형원전을 포함한 SMR,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반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독보적 사업 역량을 인정받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비경쟁·고부가가치 해외 수주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전보규 기자 (jbk@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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