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소매판매 늘었지만 생산·투자는 꺾여…헷갈리는 中 경제지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종합)소매판매 3.7% 늘어나며 예상치 상회…산업생산·고정자산투자는 기대치 밑돌아

머니투데이

(옌타이 AFP=뉴스1) 김성식기자 = 중국 상하이자동차사 제조 차량들이 15일 옌타이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이 차량들을 선적할 SAIC ANJI 이터니티호는 상하이자동차가 자차 수출을 위해 중국서 건조한 차량전용 운반 선박이다. 2024.05.16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옌타이 AFP=뉴스1) 김성식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내수경제 주요 지표인 소매판매가 5월 들어 소폭 개선된 가운데 산업생산은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여전히 경제지표의 방향성이 엇갈린다. 중국 정부는 사실상 기준금리 동결을 예고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부동산을 제외하면 경제지표들의 급락세는 진정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3.7%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인 3%를 상회했다고 17일 밝혔다. 중국 내수경제 척도인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무려 10.1% 늘어나며 전망을 밝게 했지만 이후 속절없이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 지난 4월엔 2.3%까지 증가폭이 줄었다. 5월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며 내수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소매판매 지표는 개선됐지만 여타 지표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준다. 같은 날 발표된 5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6% 늘었지만 전월 6.7%는 물론 시장 예상 증가율인 6%를 밑돌았다. 3월 꺾였던 그래프가 4월 우상향하고도 5월 다시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2분기 산업현장 상황도 전망이 어려워졌다.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집값은 여전히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5월 신규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 내렸는데, 전월 -3.1%를 넘어선 낙폭을 기록하는 한편 지난해 7월(-0.1%) 이후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중국 정부의 각종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이 요지부동이다.

경제상황 부진은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국가통계국은 같은 날 1~5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1~4월 누적 4.2%는 물론 시장 기대치인 4.2%를 하회하는 수치다. 1~3월 4.5% 반짝 성장했던 고정자산투자는 여지없이 우하향하는 등 시장의 우려가 그대로 반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발표된 여러 데이터를 보면 중국 산업 확장은 둔화했지만, 소매 지출은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수년간 지속한 부동산 침체는 여전히 완화되지 않고 있으며 중국 경제 전반적인 회복은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지표들은 엇갈렸지만 중국 정부는 경제 상황이 견조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1년물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를 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MLF 대출은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유동성 조절 도구다. MLF 금리는 그래서 중국의 사실상 기준금리인 LPR(대출우대금리)에 직결되는 선행지표 격으로 받아들여진다.

MLF 금리 동결에 따라 곧이어 발표될 LPR도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리 동결은 중국 정부가 시장에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에 곧바로 나서지는 않을 거라는 의미다. 중국 정부가 일단 경제상황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올 초 양회(兩會)에서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으로 설정했다. 중국의 지난해 실제 GDP 성장률은 5.2%였다.

중국 정부가 오는 7월로 예고한 3중전회에서 답보상태에 빠진 경제에 회복동력을 더할 조치가 발표될지도 관심거리다. 3중전회는 중대한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중국의 회의체로 당초 지난해 10~11월 열려야 했지만 중국 안팎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해 미뤄져 왔다.

내수경기 부진과 심각한 물가하락, 부동산 붕괴, 지방부채 등 다양한 숙제를 안고 있는 중국 정부다. 여기에 미중 갈등과 EU(유럽연합)와의 관세 갈등, 대만 문제 등 정치 경제적 이슈도 산적해 있다. 내부적으로 중국공산당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부 일고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날 발표된 5월 중국 실업률은 5%로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