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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美우방 호주·뉴질랜드 찾은 리창, ‘비자 면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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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호주를 방문한 리창(오른쪽) 중국 총리가 16일 애들레이드 동물원에서 피터 멀리나우스카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중국 총리가 호주를 방문한 것은 7년 만이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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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인자 리창 총리가 호주와 뉴질랜드를 잇따라 방문하고, 이들 국가에 중국 입국 비자 면제 등 선물을 풀었다.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오커스(미국·영국·호주), 파이브아이스(미국·캐나다·영국·호주·뉴질랜드) 등 미국 주도로 서방 국가들이 안보 동맹을 결속한 가운데 중국이 ‘약한 고리’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리창은 13일 뉴질랜드 방문에 이어 지난 15일 나흘 일정으로 호주를 찾았다. 중국 총리의 호주·뉴질랜드 방문은 7년 만이다.

중국 국영 CCTV에 따르면, 17일 중국 정부는 리창이 앤서니 앨버지니 호주 총리를 만난 직후 호주를 ‘일방적 비자 면제’ 국가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3일 리창이 방문한 뉴질랜드에 이어 호주에도 무비자 입국 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독일·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스페인·말레이시아에 대해 1년 동안 시범적으로 비자를 면제했다. 이들 국가의 국민들은 무비자로 중국에 입국해 최장 15일 동안 체류 가능하다.

리창은 이날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 앤서니 앨버니지와 가진 총리 회담에서는 악화됐던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창은 회담에서 “작년 11월 앨버지니 총리 방중 이후 양국 관계의 전면적 만회가 이뤄졌다”며 “중국은 진영 대결과 ‘신냉전’에 반대하고, 지역 경제 일체화를 함께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앨버니지도 “호주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더 많은 중국 학생과 관광객이 호주에 와서 유학·여행하길 바란다”고 했다. 회담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는 “양국은 계속해서 관계를 발전시키고, 각자 국익을 수호하며, 이견을 지혜롭게 관리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호주는 2018년 반중(反中) 성향인 스콧 모리슨 총리 집권 이후 중국과 안보·통상 문제로 으르렁댔지만, 지난 2022년 5월 대(對)중국 관계 개선 기조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취임하면서 양국 관계가 빠르게 풀리기 시작했다. 특히 작년 11월 앨버니지가 방중해 시진핑과 회담하고, 중국 정부가 호주산 제품에 부과했던 제재를 최근 대부분 해제하면서 급속도로 관계 회복이 이뤄졌다.

양측은 이날 양국의 학생·관광객·기업인 상호 방문 확대를 위한 직항편 증대, 복수 비자 발급, 자이언트판다 보호 등에서도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리창은 지난 16일 호주 애들레이드 동물원을 찾아 판다 왕왕·푸니를 보고, 이들이 올해 중국으로 반환되면 새로운 한 쌍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양조장을 방문해 올해 초 중국의 호주산 포도주 관세 부과 해제 조치를 부각시켰다.

뉴질랜드에 대해서도 중국은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리창은 지난 13일 뉴질랜드에서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와 회담을 가진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뉴질랜드에 대한 무비자 대우를 확대하고 뉴질랜드 교통 투자와 인프라 개발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며 “뉴질랜드 내 공자학원을 늘리고 중국 문화원을 통한 문화 교류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화권 매체들은 “파이브 아이스 회원국 가운데 중국과 분쟁이 가장 적은 뉴질랜드가 ‘중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중국이 갖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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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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