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장모에 불붙은 휴지 던지며 '퇴마'…존속살해미수 2심도 무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입원한 장모에게 불붙은 휴지를 던지며 '퇴마 의식'을 펼친 40대가 2심에서도 존속살해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6-1부는 최근 존속살해미수와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된 45살 A 씨에 대해 1심과 같이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5월 서울 한 병원에서 라이터로 휴지에 불을 붙인 뒤 폐암으로 입원한 장모에게 던져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는 범행 후 그대로 병실을 나왔는데, 주변에 있던 다른 환자의 가족이 장모를 구조한 덕분에 장모는 머리에 화상을 입는 데 그쳤습니다.

A 씨는 "퇴마의식을 하는 과정에서 휴지를 공중에 날린 사이 장모가 갑자기 움직이는 바람에 불이 번지게 된 것"이라며 범행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환각 등 부작용이 있는 약을 과다 복용해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는 살인의 고의가 있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1심은 "A 씨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휴지에 붙은 불이 피해자나 인근에 놓인 침대와 이불, 나아가 병원 건물에 옮겨 붙을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했다"며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피해자를 살해하려 했다면 보다 은밀한 다른 방법을 강구하거나 보다 강력한 인화물질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의 고의를 갖고 불을 질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존속살해미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2심 역시 살인 의도를 단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2심 재판부는 "병원에 소화 장비가 갖춰져 있었고, 직원 등이 상주하기 때문에 연기나 냄새가 나면 조기에 진화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피고인이 방화 후 불길을 더 빨리 번지도록 하기 위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점, 제3자가 병실에 들어와 불을 끄지 못하게 막는 행위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존속살해미수 혐의를 무죄로 봤습니다.

(사진=서울고법 제공, 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