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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기고] 대수롭지 않은 손발 저림...혈액순환 장애? 말초신경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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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박건우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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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저림은 누구나 한번은 겪었을 증상이다. 저림 증상이 나타나면 나이 들어서 그렇다거나 혈액순환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손과 다리를 주물러 주거나 스트레칭을 한다. 하지만 저림증상과 함께 힘이 빠지고, 통증까지 있다면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가 아니다. 이때는 신경 손상에 의한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신경은 크게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나누는데, 중추신경(CNS)은 뇌부터 척수를 말하며, 중추신경의 손상이 원인으로, 뇌졸중, 외상, 종양, 퇴행성 질환, 감염 등이 있다. 말초신경은 척추 사이의 작은 구멍을 통해 뼈 밖으로 나와 온몸으로 퍼지며 기능에 따라 운동신경, 자율신경, 감각신경으로 구분된다. 이 중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해당하는 신경 뿌리가 눌리는 부분에 한해 근력 저하가 발생하고, 자율신경이 손상되면 대소변 기능장애 등이 생긴다. 감각신경이 손상됐을 때 손발 저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말초신경병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발 저림과 감각 둔화이다. 화끈거림과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발끝이나 손바닥, 종아리 등 국소 부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몸통이나 사지 등 몸의 중심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혈액순환 장애의 경우는 주로 통증으로 나타나는데, 몸통이나 사지의 특히 손가락 끝이 차고 찬물에 손을 넣으면 손끝이 하얗게 변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말초신경병증과 혈액 순환장애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에서 간단한 근전도검사나 신경전도 검사로 파악한다. 신경과 근육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거기서 얻어지는 파형을 분석하는 검사로 정확한 신경 병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외에도 채혈 검사나 자율신경 기능검사, 신경 초음파검사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말초신경병증의 원인은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인한 신경 압박, 외상, 당뇨, 신장질환, 갑상선 질환, 비타민 결핍 등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손발 저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말초신경병증이 당뇨병의 합병증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신경이 반복적으로 압박되어 생기는 손목터널증후군도 말초신경병증에 속한다.

말초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하지만, 이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므로 원인을 확인한 후 원인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 당뇨 다발신경병은 오랫동안 관리가 잘되지 않은 고혈당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말초신경병으로 철저한 혈당조절이 필요하며 통증 조절을 위해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비타민 결핍 신경병이라면 비타민을 보충하고 손목터널증후군이라면 손목 신경을 감압하는 수술이나 보조기를 착용한다. 척수질환이나 뇌졸중의 경우라면 추가적인 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솔직히 손발 저림은 누구나 어느 때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원에서 진료받는 걸 부담스러워한다. 말초신경병증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손발이 심하게 저리거나 감각이 변화하고, 다리에 힘이 없다면 말초신경 병을 의심하고 신경과에서 전문적인 검사를 받기 바란다.

[ 박건우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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