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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 업종별로 다르게 적용해달라”...소상공인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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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 기자회견 개최
업주가 주말없이 12시간씩 근무
가족들 동원해도 인건비 부담 커

숙련도 필요없는 편의점·PC방 등
최저임금 구분해 적용하는게 맞아


매일경제

18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2025년도 최저임금 소상공인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여한 소상공인들과 유기준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오른쪽 셋째)가 ‘최저임금 동결’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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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업소별로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른데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라는건 자영업자를 모두 죽이는 행위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 18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2025년도 최저임금 소상공인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다음 주 시작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구분적용’에 관한 논의를 앞두고 최저임금법 제4조1항에 명시된 업종별 구분적용의 시행과 최저임금 제도개선, 주휴수당 폐지 등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최저임금을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부분이었다. 비숙련노동자가 필요한 업소나 영세한 업소도 시간당 9860원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다보니 폐업에 이르는 경우가 속출한다는 것이다.

유기준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 “최저임금은 지난 2017년 6470원에서 2024년 9860원으로 50% 이상 상승했다”며 “같은 기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017년 158만명에서 2023년 141만명으로 17만명 줄었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5만명에서 437만명으로 22만명이나 늘어날 정도로 소상공인이 한계상황에 내몰렸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특별한 기술이나 유관 경력이 없는 저숙련 초년생들도 낮은 허들로 쉽게 진입할 수 있고, 노동생산성도 낮은 편의점·커피숍·PC방 등의 업종에서는 구분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근로자에게 사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인건비 부담을 낮춰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업종별 구분적용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선녀 원장은 “10여년 전에는 디자이너 3명, 교육받으며 근무하는 보조스태프 3명 등 6~7명의 직원과 함께 근무했는데 인건비 상승으로 한명씩 내보내고 이제는 나와 직원 1명이 미용실을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자격증과 면허를 취득해도 숙련된 미용사가 되기까지는 보통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해당기간에는 근로와 교육이 병행되는 점을 고려하여 직업능력개발기금 등을 만들어 고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성수 대표는 “많은 PC방 사장님들이 쉬는 날도 없이 하루 12시간 넘게 근무하고 있다”며 “이미 한계상황이라 더 이상 업주가 본인 근무시간을 늘릴 수 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노동자들은 법적이나 제도적으로 많은 보호장치가 있지만 경제활동의 한 축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보호장치는 보기 힘들다”며 “자영업자는 갑이 아니고 같이 보호받아야 할 우리 경제 구성원”이라고 주장했다.

주휴수당 의무지급도 폐지해야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해야하는 제도를 손봐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서지훈 대표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9시간, 금요일과 주말에는 10시간씩 365일 하루도 쉬지 못하고 매일 출근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각종 비용과 함께 인건비까지 너무 가파르게 상승했기에 가게를 유지하려면 아르바이트 고용시간을 줄이고 내가 더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5년여 전까지만 해도 아르바이트생을 월평균 200시간 가량 고용했는데, 지금은 3명을 주15시간 미만으로 총 120시간밖에 고용을 못한다”며 “소상공인에게는 관리의 어려움을, 근로자에게는 메뚜기 근무를 강요하는 주휴수당을 하루속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정부가 결정하라는 주장도 있었다. 유기준 회장 직무대행은 “현재 최저임금은 사용자·노동자·공익위원이 결정하는 민간주도 방식을 표방하고 있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의 의도대로 결정되고 있다”며 “차라리 정부가 직접 최저임금 결정에 참여하고 소상공인이 근로자를 고용할때 실효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소상공인의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산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정동관 사장은 “최저임금 급등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결정에 참여할 수 없고 결국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입맛에 맞게 임금이 결정된다”며 “차라리 정부가 직접 최저임금을 결정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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