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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기조적 물가, 둔화되고 있지만…기업 가격인상 지속·확산 시 물가 둔화 더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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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발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세적 완만한 둔화 흐름…하반기 중 2.5% 밑돌 것”
“물가 상승리스크, 국제유가 재상승·이상기후 농산물 가격 상승·기업 가격인상 확산”


이투데이

롯데칠성음료가 대표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음료가 진열돼 있다. 롯데칠성은 내달 1일부터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게토레이, 핫식스, 델몬트주스 등 6개 음료 품목 출고가를 평균 6.9% 올리고,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의 가격은 각각 1700원, 1600원으로 이전보다 100원씩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2022년 12월 이후 1년 6개월 만으로, 롯데칠성은 원가 부담 심화로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하면서 생필품에 해당하는 생수 '아이시스' 일부 제품 출고가는 평균 10.3%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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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조적 물가 흐름은 둔화되고 있지만 기업의 가격인상 지속 및 확산 등 상방리스크 요인이 잔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통해 기조적 물가 지표들이 2%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기조적 물가는 일시적 교란요인이 제거돼 지속성이 높고 변동성이 낮아 중기 인플레이션 흐름에 대한 시그널을 제공한다.

기조적 물가 지표의 최근 4개년(2020~2023년) 연평균 흐름과 현재(올해 5월) 수치를 보면 △근원물가 0.4→1.4→3.6→3.4→2.2% △근원물가(관리물가 제외) 1.0→1.5→4.3→3.9→2.1% △조정평균물가 0.9→1.7→4.1→3.5→2.0% △가중중위수물가 0.6→1.4→3.5→2.9→2.0% △경직적물가 1.4→1.9→5.0→5.0→2.5% 등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기조적 물가 압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 임금, 기대심리 등과 관련된 지표들도 둔화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면서 “기조적 임금흐름을 나타내는 상용직 정액급여 오름세(올해 1분기 3.4%)가 장기평균(2010~2019년, 3.5%) 수준에서 유지되는 가운데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완만한 둔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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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근원물가의 상승모멘텀을 3개월·6개월 단위 상승률(연율)로 봤을 때 서비스물가는 둔화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상품가격은 올해 들어 3개월 상승률이 일부 반등했다. 3개월·6개월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최근의 움직임을 잘 포착할 수 있어 美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물가모멘텀 평가시 활용하고 있다.

이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7%(0.2%p↓),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2%(0.1%p↓) 각각 올랐다. 같은 기간 생활물가는 3.1%(0.4%p↓)로 집계됐다.

한은은 “근원물가의 전년말대비 누적상승률의 궤적을 보더라도 개인서비스는 과거 평균 수준으로 둔화됐다”며 “근원상품은 4월까지 고인플레이션 기간(2022~2023년)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이달 들어 다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상방리스크로 △지정학적 불안 심화 및 국제유가 재상승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가격 상승 △기업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 확산을 꼽았다. 하방리스크로는 △국내외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 하락 △정부 물가안정정책 효과 등을 지목했다.

특히 한은은 물가 상승모멘텀 중 기업의 가격인상 움직임을 주목했다. 최근 기업의 가격인상 품목과 인상률을 보면 가공식품 중 맛김(10~30%)·건빙과류(12%)·식용유(~30%), 공업제품 중 필기구(33%)·면도기(11~16%)·화장품(11%)·생리대(6~8%), 외식 중 치킨·햄버거·피자(4~10%대)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카카오나 올리브 가격 상승,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인건비 및 배달수수료 등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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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현재 기업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발표된 가격인상 품목의 CPI 내 비중이 약 3.3%(가중치 기준)으로 낮기 때문이다. 앞으로 해당 비중이 두 자릿수로 커질 경우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기업들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지속되거나 확산될 경우 향후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올해 들어 높아진 환율, 성장세 개선 등에 따른 물가의 상방압력이 있으나 기조적 물가와 물가 상승모멘텀이 둔화되는 가운데 최근 유가 및 농산물가격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의 둔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기업들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공급측 상방리스크와 맞물려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위해서는 농산물가격과 국제유가의 움직임, 기업의 가격인상 확산 정도, 내수 흐름 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투데이/서지희 기자 (jhsse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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