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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엔비디아·AMD 이어 인피니언도 대만에 R&D센터 짓는다… “역동적인 혁신 생태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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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잇달아 대만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우고 있다.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와 GPU(그래픽처리장치)·CPU(중앙처리장치) 분야 세계 2위 AMD, 메모리 반도체 3위 회사 마이크론 등에 이어 글로벌 1위 자동차 반도체 업체인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도 대만에 R&D센터를 짓는다. 대만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 공급망 확보에 유리한 데다 정부가 투자금의 최대 50%를 지원하고 있다.

조선비즈

(왼쪽부터) 샘 게하 인피니언 무선사업부 부사장, 요르크 폴스터 대만 독일문화원장,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 장관이 17일 대만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인피니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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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언은 17일(현지시각) 대만에 12억대만달러(약 510억원) 규모의 R&D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피니언은 이곳에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전기차용 블루투스칩을 비롯한 차세대 와이파이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인피니언은 현재 대만 TSMC에서 고급 자동차칩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인피니언의 이번 투자로 대만 내 자동차·전자제품의 생산 가치는 600억대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인피니언은 대만 R&D 기지 조성 배경으로 강력한 산업 클러스터와 고도로 숙련된 R&D 인재가 갖춰진 점을 꼽았다. 인피니언 측은 “우리는 대만의 역동적인 혁신 생태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여러 대만 기업과의 기존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R&D 활동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만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도 큰 역할을 했다. 대만 정부는 4억8000만달러(약 200억원)를 부담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도 243억대만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대만에 세계 첫 인공지능(AI) R&D 센터를 짓고 있으며, 두번째 R&D 센터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대만에 방문해 “향후 5년 내 대만에 R&D·디자인 센터를 건립해 최소 1000여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겠다”며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엔비디아는 대만에 초고성능 컴퓨터(HPC) 시스템을 구축하고, HPC 연산 능력을 대만의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 디지털 복제 등 미래 기술 연구 개발에 제공할 예정이다. 대만 정부는 67억대만달러(약 2800억원)를 보조금으로 지원했다.

AMD 역시 대만에 50억대만달러(약 2100억원)를 투입해 R&D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대만 정부는 AMD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대신, 해외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R&D 인력의 20%를 대만인이 아닌 외국인으로 채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대만 정부로부터 47억2200만대만달러(약 1900억원)를 지원받은 마이크론은 현지 R&D 센터를 확장하고 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도 대만 R&D 센터를 오는 7월 착공할 계획이다. 투자액은 9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하며, 대만 정부는 지원금에 더해 R&D 비용과 설비투자 세액 공제 등을 제공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저마다 대만에 R&D 센터 설립에 나선 이유는 반도체 제조부터 설계, 테스트 및 패키징 등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도 아시아 주요 반도체 시장인 중국과 일본, 한국 등과 가까워 공급망 관리에 유리하다. 여기에 대만 정부는 2020년부터 국내외 테크 기업의 대만 투자를 유도하는 ‘A+ 산업혁신 R&D 프로그램’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만을 글로벌 반도체·AI 허브로 키우기 위해 고안된 이 프로그램은 대만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을 심사해 투자금의 절반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해외 인력 확충·현지 기관과의 AI 연구개발 협업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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