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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에게 닥치라고 해주세요"…유세하다 당황한 佛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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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낮은 인기에 아탈 총리 앞세워 선거

"관심받기 좋아하는 마크롱, 국가원수로서 침묵 배워야"

연합뉴스

마크롱 바라보는 아탈
(AFP=연합뉴스) 프랑스 샤를 드골 장군이 1940년 6월 독일에 결사 항전을 촉구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2024.06.18.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집권 여당의 선거 운동을 책임진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선거 유세에 나서자마자 당황스러운 '민심'과 맞닥뜨렸다.

TF1 방송에 따르면 아탈 총리는 17일(현지시간) 파리 근교 페르 쉬르 마른에 출마한 여당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에 나섰다가 한 유권자를 마주쳤다.

70대 가량의 이 유권자는 아탈 총리를 향해 "총리, 나는 당신은 괜찮다"고 한 뒤 "그런데 대통령에겐 좀 닥치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황한 아탈 총리는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 총선거"라며 "우리는 (대통령이 아닌) 총리를 뽑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유권자는 주저하지 않고 "오해하지는 말라. 당신은 잘하고 있고 심지어 교육부에서도 매우 잘했다"며 "하지만 대통령 때문에 우리가 곤경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이 유권자는 아탈 총리가 "(투표일인) 6월30일에 당신을 믿는다"고 지지를 호소하자 "힘내라. 내가 힘내라는 건 저 위(대통령)가 아니라 당신들에게 하는 말"이라고 응수하고 자리를 떠났다.

아탈 총리가 유권자에게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13일 불로뉴 쉬르 메르에서도 한 유권자로부터 "대통령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때도 아탈 총리는 "여러분은 차기 총리를 선출하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라고 설득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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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샤를 드골 장군의 결사항전 촉구 기념일을 맞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4.06.18.


유권자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 파리정치대학의 정치커뮤니케이션학 필립 모로 쉐보레 교수는 RMC 라디오에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초래한 장본인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심의 중심이 되는 것을 좋아하는 마크롱 대통령에겐 어려운 훈련이겠지만 국가 원수는 신중함과 침묵을 배워야 한다"며 아탈 총리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 집권 여당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낮은 대통령의 인기 탓에 집권 여당 후보 중 일부는 선거 포스터에 마크롱 대통령 사진을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

극우 국민연합(RN) 후보들이 자기 얼굴 옆에 당의 상징인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 의원 얼굴을 함께 내세우는 것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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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 후보 선거 포스터(좌)와 극우 국민연합 후보의 포스터
[각 후보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하원에서 집권 여당 르네상스 대변인을 맡았던 올가 지베르네 의원은 RMC 라디오에 "가장 좋은 전략은 우리 이름과 우리의 정책 성과를 바탕으로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자신에 대한 반감을 고려한 듯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선거에 되도록 개입하지 않고 아탈 총리가 총지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IFOP가 프랑스 시민 1천98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1%에 그쳤으나, 아탈 총리에 대해서는 4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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