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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삼성전자 515명, 엔비디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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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엔비디아서 278명 데려와

조선일보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반도체 연례 행사 ‘파운드리 포럼 2024′ 행사장 앞을 참관객들이 지나고 있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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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반도체 업체들의 인력 전쟁도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엔비디아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반도체 핵심 인력들을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본지가 채용 플랫폼 링크트인을 통해 분석한 결과, 엔비디아 임직원 중 삼성전자 출신은 515명(링크트인 가입 기준)으로 집계됐다. 반대 경우(278명)의 두 배 가까운 숫자로, 엔비디아로 인력 유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인 DS부문 직원 수가 7만4000명 수준으로 엔비디아(3만명)의 2.5배인 것을 감안하면 두 회사 간 인력 이동의 쏠림은 더 심하다. 링크트인 가입 기준을 통해 추정해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엔비디아 출신 비율이 0.4% 수준에 불과한 반면, 엔비디아에서 삼성전자 출신 비율은 1.7%에 달한다.

조선일보

그래픽=박상훈


다만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외 반도체 업체에서는 인력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인텔, 마이크론을 비롯해 대만의 TSMC에서도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재 링크트인에 가입한 인텔 임직원 중 삼성전자 출신은 848명인데, 삼성전자 임직원 중 인텔 출신은 1138명으로 더 많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출신 임직원이 205명인 데 반해, 삼성전자에는 마이크론 출신 임직원이 307명으로 더 많다. TSMC 출신 삼성전자 임직원도 195명으로 반대 경우(24명)보다 많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인력 유출이 많은 편이다. 링크트인에 가입한 엔비디아 임직원 중 SK하이닉스 출신은 38명인데, 엔비디아 출신 SK하이닉스 직원은 0명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AI 시장이 확대될수록 HBM 등 AI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 인력이 더 필요하지만 엔비디아 외 다른 회사로도 인력 유출이 발생하고 있었다.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SK하이닉스 직원은 111명, 마이크론에서 SK하이닉스로 이직한 직원은 8명에 불과했다. 많지는 않지만 TSMC로도 인력 유출이 이뤄졌다. 현재 TSMC 임직원 중 SK하이닉스 출신은 11명이지만, SK하이닉스에는 TSMC 출신이 3명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HBM 등 고성능 메모리 관련 채용을 수시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석·박사급 인력들의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 배출된 반도체 인력들이 국내 기업을 거쳐 해외 기업으로 유출되는 셈이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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