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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세계 시장을 향한 한국 스타트업의 전략적 고려사항 “철저히 조사하고, 깊게 이해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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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2024’ 현장.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매년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는 대규모 네트워킹 이벤트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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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블링크(StartupBlink)가 발표한 ‘2024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100개 국가 중 20위에 랭크되었다. 또한 서울은 21번째로 생태계가 잘 조성된 도시로 평가받았다.

보고서는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초기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성공한 사례가 풍부하다고 밝혔다. 특히 쿠팡을 대표적인 예로 들며, 한국이 검증된 실적을 보유한 국가임을 강조했다.

한국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제조업과 산업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삼성과 LG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존재를 꼽았다. 이러한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이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도 높이 평가되었다. 정부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 해외 스타트업의 국내 유치 확대 및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포함한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 계획’ 등을 추진하며 생태계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모태펀드를 통해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며,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되었다. 더불어 민간 벤처 캐피털(VC) 역시 글로벌 자금 경색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보고서는 한국에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강력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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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2024’ 연사로 나선 전문가들. (왼쪽 위부터) 박영훈 디캠프 대표, 한태식 LG경영연구원 경제정책 연구위원, 이경훈 글로벌브레인 대표, 신유근 쇼룩파트너스 대표, 원대로 윌트벤처빌더 대표, 김 메이글 크립톤 상무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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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된 한국이지만 글로벌 생태계와의 네트워크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여타 국가에 비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이러한 현상은 급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이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20일 열린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2024(이하 스생컨)’는 ‘글로벌’을 테마로 진행됐다. 2015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스생컨은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는 대규모 네트워킹 이벤트다.

올해 스생컨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략과 기회에 관하여 깊이 있는 대화가 이루어졌다. 연사로 나선 전문가들은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경학적 요소, 그리고 타깃 국가 및 산업에 따른 맞춤형 전략이 필수임을 시사한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적인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형 벤처캐피탈(Corporate Venture Capital, 이하 CVC)의 중요성이 점점 대두되고 있다. 전통적 벤처캐피탈과 달리, CVC는 모기업의 경영 전략에 부합하며 재무적 수익보다는 전략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특성을 지닌다.

박영훈 디캠프 대표는 GS, 현대차, 삼성, LG, CJ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CVC를 언급하며, 이들이 스타트업과의 개방형 혁신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역량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오픈이노베이션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 개척 및 확장이 가능하고, 신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인적자원 등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타트업은 대기업 인프라를 활용하여 빠른 모델 검증과 시장 진입 기회로 활용할 수 있으며, 고객 및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주의할 점도 언급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각각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며, 목표도 다르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박 대표는 “한국 경제는 지난 40년간 잘 성장해 왔지만. 이제 한계가 왔고 새로운 S커브가 필요한 상황이다. 새로운 커브는 대기업형 성장 모델이 아니라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규모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구 생태계와 스타트업 생태계가 연계하는 것이 우리가 풀어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글로벌 지경학적 요소도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태식 LG경영연구원 경제정책 연구위원은 미·중 갈등, 미국 대통령 선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이슈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언급하며, 이러한 변화를 염두에 두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시장 진출과 관련된 조언도 이어졌다. 이경훈 글로벌브레인 대표는 “한국의 2010년을 보면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났고 유니콘, 데카콘으로 성장했다. 일본 스타트업 시장은 과거 한국과 유사한 패턴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며 일본을 교두보 삼아 글로벌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일본 시장 진출 방법을 이야기하며 ‘채널톡(채널코퍼레이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채널톡은 한국에서 제품과 시장의 조화(Product Market Fit, PMF)를 이룬 뒤 일본에서 매출 확대에 성공하며 국제 무대로 발돋움한 모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일본에서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 분야에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동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도 논의됐다. 신유근 쇼룩파트너스 대표는 “앞으로 20년간의 진출 계획을 수립할 때 초기 10년은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같은 대규모 투자가 활발한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이어지는 10년은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이집트나 파키스탄으로 방향을 틀 것”을 권장하며 중동 시장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근래 해외 진출 무대로 각광받는 동남아 시장 진출 전략에 관해서도 논의되었다. 원대로 윌트벤처빌더 대표는 동남아 시장 진출과 관련하여 과거와 달리 체계적인 접근 방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원 대표는 “많은 스타트업이 충분한 준비 없이 동남아에 발을 들였으나, 이제는 각 국가와 산업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조언함으로써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신중하고 체계적인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세계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다양한 국가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다문화적 가치를 수용하며,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 세대의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 비율이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김 메이글 크립톤 상무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실리콘밸리일지라도, 세계는 더 넓고 다양한 기회가 있다”고 언급하며, 실제로 약 35개국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상무는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리서치를 통한 해당 국가에 대한 깊은 이해”라고 강조하면서,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단순히 목적지를 정하는 것 이상의 준비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해외진출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전문가 인터뷰를 통한 정밀한 국가 분석, 출시 전 충분한 조건 검증, 기업 경쟁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하는 체계적인 진출 전략 수립 등을 제시했다. 더 나아가 마스터플랜 수립과 리스크 관리 역량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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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2024’ 현장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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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2024’ 현장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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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손 요한(russia@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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