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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푸틴 방문에서 다시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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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서기장의 강대국 사이 균형잡힌 외교 지칭

베트남 “미국과 중국, 러시아 한국 등 7개국과 유연한 관계"

뉴시스

[하노이=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하노이에서 기자 회견하면서 러시아 기자에게 질문하도록 지목하고 있다. 202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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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구자룡 기자 = “베트남으로서는 대나무 외교의 과시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렇게 평가했다.

푸틴 베트남 방문, 경제에 초점


NYT는 20일 푸틴 대통령이 북한 방문에서 군사적 밀착 관계에 초점을 맞췄지만 베트남에서는 서방을 자극할 만한 도발적인 발언은 없었다며 이는 베트남이 미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베트남과 러시아는 깊은 군사 관계를 갖고 있지만 푸틴은 이번 방문에서 무역, 교육, 에너지, 과학 기술과 같은 분야에서 관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푸틴 대통령은 하루 전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회담과는 달리 공개석상에서 베트남 측과의 공식 행사에 참석할 때 대부분의 시간 동안 미국에 대한 공격적인 말을 자제했다.

싱가포르의 한 전문가는 “러시아가 무엇을 제공하든 베트남이 성급히 반서구 전선에서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는 인상이나 모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베트남에 무기를 공급해 왔지만 이번 회담에서 무기 조달이나 방어에 대한 공개적 논의도 거의 없었다.

베트남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한국 일본 호주 등 7개국과의 양국 관계가 가장 높다고 밝히고 이들 국가와의 관계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국제위기그룹의 아시아 담당 부국장 흐엉 레 투는 “푸틴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베트남은 강대국간 경쟁에도 불구하고 모든 행위자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베트남의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은 다른 누구의 이익이 아닌 베트남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베트남의 이러한 접근 방식을 ‘대나무 외교’라고 부른다.

대나무 가지의 유연성을 보여줌으로써 여러 강대국과의 다양한 관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지만 모스크바를 소외시키지 않도록 조심했다.

15일과 16일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불참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 4개에 기권했다. 유 인권이사회에서 러시아를 탈퇴시키는 결의안에는 반대표를 던졌다.

AP 통신도 20일 제조업 강국이자 글로벌 공급망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이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모두 초대한데 이어 이번 푸틴 방문까지 ‘대나무 외교’를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3년 바이든과 시진핑 3개월 간격 베트남 방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베트남을 방문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BBC는 “미군이 베트남에서 철수한 지 50여 년이 지난 후 과거의 적이었던 베트남과 그 어느때보다도 가까워지는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BBC는 “미국은 베트남을 아시아 내 중국의 영향력을 저지하기 위한 핵심으로 보고 있다”고 풀이했다.

3개월 후인 지난해 12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여 만에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다.

시 주석은 베트남 권력서열 1위 응우엔 푸 쫑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 회담을 갖고 기존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공동체’로 격상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미래 공유 공동체’라고 했으나 중국은 ‘운명공동체’라고 더 강하게 표현했다.

AP 통신은 베트남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중립을 유지해 왔지만 중립을 지키기가 점점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트남이 경제적 발전과 국방 관계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미-러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23년 러시아와 베트남간 무역은 36억 달러, 중국은 1710억 달러, 미국은 1110억 달러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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