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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손흥민 ‘용서’, 토트넘 ‘눈치’…인종차별 벤탄쿠르 징계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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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토트넘 홋스퍼 소속 손흥민과 로드리고 벤탄쿠르(왼쪽).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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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31)이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용서했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각)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롤로(벤탄쿠르의 별명)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롤로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걸 알고 사과했다. 불쾌감을 주는 말을 하려는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린 형제이고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우린 이 일을 극복하고 하나가 됐다. 프리시즌에 다시 하나가 되어 구단을 위해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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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20일(한국시각)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글.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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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입장을 밝히자 곧바로 토트넘도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손흥민의 글을 갈무리한 사진과 함께 입장문을 올렸다. 소속 선수들 간의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뒤 5일 만이다. 토트넘은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다양성, 평등, 포용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겠다”며 “우리 구단과 사회에는 어떤 종류의 차별도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벤탄쿠르는 최근 자신의 고국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 나와 사회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지고 싶다고 말하자 “쏘니(손흥민의 별명)의 사촌 유니폼은 어떤가.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편견이 담긴 전형적인 인종차별적 인식이 묻어나는 발언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쏘니, 미안하다. 그건 단지 나쁜 농담이었다“며 “나는 널 사랑한다. 절대 너나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국내 누리꾼들은 “손흥민을 지칭하는 단어를 ‘SONNY'가 아닌 ‘SONY'라고 적었다”, “24시간 안에 삭제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사과를 하느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손흥민의 용서에도 불구하고 벤탄쿠르가 영국축구협회(FA)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더 타임스는 21일 “벤탄쿠르는 한국인이 ‘모두 똑같이 보인다'고 말한 것에 대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영국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처럼 경기가 아닌 상황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사건에 징계를 한 바 있다. 2019년 맨체스터시티의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가 팀 동료 벵자맹 멘디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1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5만파운드의 징계를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실바는 엑스(X·옛 트위터)에 멘디의 어린 시절 사진과 스페인·포르투갈에서 살 수 있는 초콜릿 과자 브랜드인 ‘콘귀토스’의 캐릭터를 함께 올리며 “누구게?”라고 적었다. 당사자인 멘디는 ‘괜찮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영국축구협회는 “60만 팔로워가 있는 공간에 그런 사진을 올리면 자칫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또 축구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징계를 내렸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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