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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대선 개입 허위 보도’ 김만배·신학림 구속…수사 9개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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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증거인멸∙도주 우려”

“대선 개입 중대 범죄” 檢 측 주장 인정한 듯

100억원 언론재단∙배후 세력 조사 방침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허위 보도를 하는 대가로 억대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구속됐다. 9개월여 간의 검찰 수사 끝에 “김씨가 일종의 ‘허위 프레임’을 만들어 대선에 개입하려 한 중대 범죄”라는 검찰 측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김석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배임증재·수재,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를 받는 김씨와 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구속영장 발부 이유에 대해 “두 사람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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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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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와 신씨는 허위 보도를 하는 대가로 1억650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배임수·증재 등)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논란이 불거지던 2021년 9월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씨를 만나 ‘윤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검찰에 출석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만났고 사건을 봐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뉴스타파는 신씨가 갖고 있던 당시 대화 녹음 파일을 공교롭게도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6일 보도했다. 김씨는 신씨와 해당 대화를 나누고 닷새 뒤인 2021년 9월20일 신 전 위원장이 쓴 책값 명목으로 1억6500만원을 건넸다.

검찰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번 사건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주범인 김씨가 일종의 ‘허위 프레임’을 만들어 선거에 개입하려 한 중대 범죄”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대장동 개발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친분이 있는 기자나 언론사를 통해 조직적인 허위 보도를 기획 및 실행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특히 해당 의혹의 책임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가 아닌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 있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전환하기 위해 파급효과가 큰 대선 직전 녹음파일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반면 신씨 측은 “김씨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신씨가 2022년 2월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이 조씨의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김씨의 말과 다르게 답변하는 것을 듣고 공개를 결심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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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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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검찰의 주장대로 두 사람의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검찰이 수사를 본격화 한 지 약 9개월 만에 얻은 성과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신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꾸려 비슷한 취지의 윤 대통령 검증 보도를 한 다른 언론사 전·현직 기자들로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은 최대 20일 간 김씨와 신씨를 상대로 ‘100억원 규모 언론재단 설립 구상’과 허위 보도와의 연관성, 보도를 기획한 다른 배후 세력이 있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업자들을 조사해 김씨가 “2021년 3월쯤 100억원을 출연해 언론재단을 만든 뒤 신씨를 초대 이사장으로 앉히려 한다”, “신씨에게 연봉 1억원과 매달 1000만원을 쓸 수 있는 법인카드를 제공하려고 한다”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씨 외 다른 전·현직 기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4월 김씨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한겨레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 간부를 지낸 전직 언론인 3명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이들 외에도 같은 취지의 보도를 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만 압수수색을 받은 전·현직 기자들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사실 확인이 부족하거나, 취재의 급박성으로 인해 잘못된 기사를 나간 부분에 대해선 문제 삼지 않는다”면서 “허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허위 보도를 한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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