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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추미애‧한동훈보다 더 '센' 박성재…위원장 엄호 없는데도 법사위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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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후배와 충돌하고 회의 퇴장까지

野 법사위원장 차지, '나 홀로 기싸움'

아주경제

박성재 장관이 제22대 국회 전인 지난달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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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로앤피] 박성재 법무장관(연수원17기)이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설전을 벌이는 등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 제22대 국회에서 가장 주목 받는 국무위원으로 떠올랐다.

특히 추미애‧박범계‧한동훈이 법무장관 시절 설전이나 독설로 유명했지만 이들은 여당 소속인 법사위원장의 지원 사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박 장관과는 차이가 있다.

23일 국회와 법무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21일 법사위 ‘채상병 특검’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주무부처 장관이 아닌 증인으로 반 강제 소환된 것부터 이례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에서 법사위와 운영위, 과방위 등을 독식한 것과 무관치 않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구인’까지 거론하며 박 장관을 증언대에 세웠다.

그러나 박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검찰에서 무려 12기수나 후배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조국혁신당 의원(연수원29기)과 물러섬 없는 설전이 벌어졌다.

박은정: 증인은 조사도 받지 않은 국방부 장관에 대해 해외 도피시켰다는 의혹으로 지금 공수처에 고발이 돼 있습니다. 핵심 피의자가 수첩 등 증거물을 해외로 빼돌리도록 한 수사방해 의혹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성재: 위원님께서 저를 고발을 하셨는데 제가 위원님 질문에 대답을 해야 되는지 의문입니다만...
박은정: 답변 안하셔도 됩니다
박성재: ...
(민주당 법사위원 누군가 박성재에 질타하듯 ‘말이 되느냐’고 외치자)
박성재: 이해 충돌에 해당되지 않습니까.
박은정: 주가조작 의혹 받고 있는 김건희씨 출국금지 했습니까.
박성재: ...
박은정: 출국금지 하셨습니까.
박성재: 오늘 이 입법청문회와 관계 없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박은정: 출국금지 하셨냐고 묻습니다 지금. 관련 있습니다. 출국금지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박성재: 제가 개개인의 출국...
박은정: 그만하겠습니다.
박성재: 장관이 알 수가 없습니다.
박은정: 장관이 출국금지에 대해 모른다고요. 출입국본부 업무가 장관님 업무 아닙니까.
박성재: 대한민국 국민 누가 출국금지 돼 있는지 장관이 알 수가 없습니다.
박은정: 아 김건희씨 출국금지에 대해 모르신다구요 장관께서.
박성재: 한 번도 확인해본 적이 없습니다.

박성재 장관은 그날 오후 늦게 법사위가 '채상병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심사를 시작하자 "출석요구를 받은 바 없다"며 자리를 떠났다.

정청래 위원장이 "주무부처 장관이지 않느냐, 앉으라"고 말했지만 박 장관은 "말씀 드릴 기회도 달라고 했는데 안 주셨고 지금은 공무를 다 했다"며 퇴장했다. 위원장이 제지하는데 장관이 자리를 이탈하는 건 이례적이다. 박 장관의 논리는 증인으로 소환해 출석했으니 주무장관으로는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최근 법무장관들의 ‘독설’ 내지 ‘설전’을 생각하면 박성재 장관의 언행도 자연스러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전임 장관들은 법사위원장의 엄호를 받았기에 독설도 가능했다.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장관은 장관 시절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과 수많은 설전을 벌였다. 그러나 21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소속인 윤호중‧박광온 의원이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제지하는 대신 장관 편을 들어 발언권을 보장해주곤 했다.

후반기 한동훈 전 장관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엄호 속에서 소신 발언을 이어갈 수 있었다. 되레 야당 의원들을 질책했다.

박성재 법무장관은 정청래 위원장의 제지와 주의 속에서도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한수 위’란 평가가 나온다. 박 장관이 검사 시절부터 “한 성깔 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위원장이 야당 소속인데다 아직 국민의힘 의원들이 상임위에 나오지도 않고 있는 상황에서 벌이는 ‘나홀로 설전’이 쉽지 않은 행보인 것만은 틀림없다.

박 장관은 김건희 여사 수사를 벌이는 이원석 검찰총장과도 인사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참모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청문회에서도 채상병 특검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이 정도 사건이면 업무상 과실치사는 경찰에서 수사 가능할 것”이라며 “직권남용 부분도 의원들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나온 것 같다”며 "공수처에서 수사해서 규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상적 법 제도 기구에서 수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재원‧유경민 기자 jwhong@lawand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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