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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1등株만 훨훨…가성비도 안통한 인텔·A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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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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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 독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추격자에 대한 시장 평가가 좋지 않다.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낮은 수익성 우려에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23일 미국 증시에 따르면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후발 주자인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2.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인텔 주가도 1.05% 내렸다.

특히 인텔 주가는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 컨센서스로 인해 연중 주가가 34.96% 급락한 바 있다.

시장 지배자인 엔비디아 주가가 33.3%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연중 162.8% 급등했다.

산업계의 AI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폭증하면서 데이터 학습·추론 기능을 하는 AI 가속기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한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위해 인텔, AMD가 공세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인텔은 3분기 출시 예정인 자체 AI 가속기인 '가우디3'를 발표했다. 인텔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엔비디아 제품의 3분의 2 가격에 판가를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가우디3에 대해 "엔비디아 제품(H100) 대비 학습 시간이 최대 40% 빠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AMD도 자체 AI 가속기인 'MI325X'를 올해 하반기 출시할 전망이다. 기존 제품의 설계 구조를 유지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통해 용량을 늘려 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전략이다.

양사가 엔비디아 타도를 위한 출사표를 던진 셈인데,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AI 서비스 고도화를 원하는 기업들이 웃돈을 얹더라도 성능이 뛰어난 엔비디아 제품을 쓰고자 하기 때문이다.

월가는 엔비디아의 강력한 시장 지배력으로 인텔, AMD의 차기 제품 매출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 판매 시 얻게 되는 단위당 마진율도 엔비디아 대비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AMD는 핵심적인 AI 수혜주로 강력한 성장 동력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AI 사업이 단기 실적 컨센서스의 대폭 상향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밝혔다.

설상가상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부문에서도 글로벌 1위 TSMC에 크게 밀리고 있다. 지난해 인텔은 파운드리에서 70억달러 상당의 영업손실을 봤다.

인텔이 전통적으로 강자로 군림했던 PC 시장에서도 퀄컴이 매섭게 추격 중이다. 인텔은 AI PC에 탑재될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루나레이크'를 3분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문제는 PC 업체들이 퀄컴의 CPU인 '스냅드래곤X 엘리트'를 더 선호한다는 점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PC 시장 점유율 하락 우려가 있다"며 "AMD는 당장 성장보다는 전략적 협업으로 성능 개발의 내실을 다져야 하는 구간"이라고 밝혔다.

녹록지 않은 AI 시장 경쟁은 실적 부진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인텔의 올해 추정 매출액은 570억200만달러로 2022년(630억5400만달러) 대비 9.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6% 급감하기도 했다.

AMD는 높은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발목을 잡는다. AMD의 2023년 주당순이익(EPS)은 0.53달러에 불과했다.

AMD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46배다. 이는 주당순이익이 올해 572%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엔비디아와 유사한 수준이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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