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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한동훈 "채상병 특검법 발의, 대법원 추천토록 수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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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동훈 출마선언 기자회견 질의응답

아시아투데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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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지은 기자 =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출사표를 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면 '채상병 특검법'을 수정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특검을 대통령이 선택하도록 한 독소조항을 제외하고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도록 새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것이다. 한 전 위원장은 젊은 군인이 사망한 데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라고도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채상병 사망 사건에 대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국민들께서 의구심을 갖고 계시고 그 의구심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것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 살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채상병 특검법은 야당 주도로 발의 22일만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주 본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한 전 위원장은 민주당과 야권이 만든 특검법에 대해선 "민주당이 특검을 고르게 돼 있다.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 경기는 아무도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는 불신만 쌓이고 진실을 규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대신 제3자가 특검을 고르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 전 위원장은 "그전에 이명박(MB) 대통령 특검법의 경우 대법원장이 특검을 정한 바 있다"며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 검토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채상병 특검법 수사를 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선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를 제가 말하는 특검에 달지 않겠다"고 했다. 공수처 수사가 진행 중이더라도 당 대표가 되면 새로운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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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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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위원장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언급하기 전 허리를 90도로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에 봉사하던, 의무복무를 하던 젊은 군인이 돌아가셨다. 집권당을 이끌었던 정치인으로서 대단히 죄송하고 사죄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했다. 또 "우리 보수는 안보에서는 다른 정치 세력에 뒤쳐져서 안 된다. 집권 여당과 정부가 크게 반성하고 너무너무 죄송하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총선 책임론, 대통령과 관계 문제 관련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한 전 위원장은 '당 대표로 나서기엔 총선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총선 책임은 제게 있다"고 답했다. '두 달만에 복귀를 결심한 결정적 장면'에 대해서는 "원래 1년 가까이 국민께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고 성찰하려 했고 그런 취지의 글도 썼다"면서도 "다만 그 이후 두 달간 당이 민심이 부응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제가 나서면 도움이 될거라 판단했다"고 했다.

야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도이치 모터스 사건은 이미 항소심 판결이 임박했고, (디올) 가방 사안은 사실 관계 대부분이 드러나 법리 판단만 남아 검찰 수사 결과를 봐도 늦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당 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미루지 않고 적극 추천하고,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제2부속실 즉시 설치를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공적 관계는 공적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철학이 있다"며 "친소관계가 공적 결정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당정관계를 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바라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오는 202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도 주요 질문 중 하나였다.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1년 6개월 전에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당권·대권 분리 조항'을 갖고 있어, 2025년 9월 전까지 당 대표를 그만둬야 하기 때문이다.

한 전 위원장은 '지방선거를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 치를 것인가'냐는 질문에 "먼 미래"라면서 "지금 당장은 당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또 "누가 당 대표가 되든 그 시점에 우리 지지자들에게 '대선에서 이길 후보'라고 평가받는다면 나가야 한나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대선 출마 여부' 질문이 재차 나오자 한 전 위원장은 "제가 3년 후를 생각했으면 지금 안 나왔을 것"이라고 답했다.

비대위 체제와는 또 다른 지도부 구상도 내비쳤다.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때는 연극이 이미 시작됐고 2막에서 주인공 배우가 부상 당해서 대체된 느낌이었다"며 "제가 할 게 없는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받은 2막 배우로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총선은 끝났고 정상적 정치에선 건강한 당정 관계가 가능하다고 본다. 국민들도 원하고 민심도 받드는 일"이라고 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국회 앞 대산빌딩에 마련된 선거 캠프를 찾아 짧은 회의를 했다. 선거 캠프 앞에는 지지자들이 모여 한 전 위원장을 응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캠프를 둘러본 후 기자와 만나 "제가 어려운 결심을 했는데 여기 와보니 더 책임감을 느낀다. 오히려 더 잘하라는 감시, 그리고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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