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6개 지역에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 11형’ 50발 정도를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언론매체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NV)와 인테르팍스-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필차코프 하르키우주 검사장은 이날 러시아가 개전 이후 대략 50차례에 걸쳐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불리는 화성 11형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사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
북한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러시아에 7만4000t 이상의 폭발물을 보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입수·분석한 러시아 내부 교역 자료를 인용해 이같은 폭발물이 러시아 극동의 항구 2곳에서 주로 우크라이나 인근 서부 국경을 따라 16곳에 보급됐다고 전했다.
폭발물 7만4000t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사용하는 유형의 포탄 약 160만발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WP는 설명했다.
이 폭발물이 처음에 어디에서 실렸는지는 관련 자료에 담겨 있지 않지만, WP와 C4ADS가 위성사진과 해상 교통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 선박이 작년 8월~올해 1월 북한과 러시아를 오고 간 증거가 발견됐다고 한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도 비슷한 시기에 나진항과 러시아 항구 두 곳 간에 이뤄진 27건의 수송을 파악하고 내용물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천개의 컨테이너가 운송된 것으로 추정했다.
WP에 따르면 러시아군과 연계된 러시아 선적 선박들이 북한 나진항에 정박한 후 러시아 보스토치니항과 두나이항에 입항했으며, 대부분의 폭발물은 러시아 도착 일주일 안에 여러 곳으로 운송이 시작됐다.
이들 러시아 선박은 ‘레이디R’호, ‘앙가라’호, ‘마리오’호, ‘마이아1’호 등 4척으로 정확히 무엇을 실어 날랐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미국과 한국은 이전에 위성사진과 언론 보도를 토대로 러시아로 북한 무기를 운송하는 데 관여한 선박으로 지목했다.
C4ADS에 따르면 관련 자료에는 폭발물로 언급돼 있지만 러시아 내 운송 장소로 미뤄볼 때 탄약으로 보인다. 운송 장소 16곳 가운데 12곳은 탄약 저장 시설 근처라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다라 매시콧 선임연구원은 자료상의 운송 장소 인근 시설은 포병, 로켓 저장고와 연계돼 있으며 일부는 포병과 장갑차용 탄약을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국방부 산하 미사일포병국(GRAU)도 있으며 이런 시설은 포탄과 로켓, 미사일 등을 보관한다는 설명이다. 매시콧 선임연구원은 이는 포탄에서 로켓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탄약이 러시아에 전달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WP는 위성사진을 보면 폭발물 운송 장소 가운데 몇 곳에서 새로운 보호 둔덕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마고 가르시아 C4ADS 소속 러시아 분석가는 “폭발물을 격리하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대규모 둔덕 조성은 그 폭발물이 탄약일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운송품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향해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이들 탄약을 사용할 의도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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