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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기록적 폭염에 물폭탄 예고…또 불안해지는 농산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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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당근·상추·오이 등 가격 들썩

올여름 더 덥고 국지성 폭우 많을듯

기후위기 대비 장기 대책 마련 요구

아주경제

폭염이 나타난 지난 2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 이음 텃밭에서 농부가 텃밭 채소에 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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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산물 도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제주도부터 시작된 장마와 7~8월 라니냐로 평년보다 강력한 물 폭탄까지 예고돼 농산물 가격 불안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폭염·폭우 원인이 '이상기후'에 있는 만큼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시금치(4㎏)와 당근(20㎏) 도매 가격은 1만7020원과 7만6020원으로 전달보다 각각 28.8%, 24.3% 뛰었다. 청상추(4㎏)와 오이(10㎏)도 1만9600원과 1만7500원으로 전월 중순 대비 32.3%와 8% 올랐다. 도매 가격 상승 분은 조만간 소매 가격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일찍 찾아온 폭염이 농산물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기상청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면 폭염으로 분류한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을 살펴보면 6월 1~20일 폭염 일수는 2.4일로 평년(0.6일) 대비 4배에 달했다. '최악의 더위'로 불린 2018년 같은 기간 폭염 일수(1.5일)도 크게 웃돈다.

향후 기상 여건도 녹록지 않다. 이상기후가 빈번해진 데다 7~8월 장마철도 다가오고 있다. 장마 기간에는 농산물 가격이 전월 대비 5% 이상 오르곤 했다.

지난 19일 남부 지방부터 장마 영향권에 들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평년보다 더욱 많은 강우가 예고된 상태다. 기상청은 7~8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확률을 20%, 많을 확률을 40%로 보고 있다. 길게 내리는 비보다 국지성 호우가 잦아질 전망인데 농작물 작황에 더 치명적이다.

기후 위기로 인한 또 다른 결과물인 라니냐 현상도 변수로 지목된다. 라니냐는 동태평양 수온이 낮아지고 서태평양 수온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공기 중에 수증기가 증가해 예측하지 못한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정부도 긴장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 간담회에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락하는 원인은 기후 변화에 있다"며 "연내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상청과 통계청, 농촌진흥청, 생산자 단체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농산물 시장 개방도를 높이는 식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게 불확실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발표한 '우리나라 물가 수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농산물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원인으로 낮은 생산성, 높은 유통 비용, 제한적 수입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유통 구조 개선과 수입 확대 등 구조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아주경제=권성진 기자 mark1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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