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차기 당 대표 재출마 의사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직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조금 전 최고위를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이 위기 앞에서 과연 민주당과 저 이재명은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겠다”며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ㆍ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시ㆍ도당위원장 후보자 등은 등록 전까지 지역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 대표는 연임 도전에 대한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당이 자유롭게 당의 상황을 정리하고, 판단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일단 대표를 사퇴하고 상황을 지켜볼 텐데, 아무래도 출마를 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연임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 대표 사퇴로 당분간 박찬대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당 대표 특보단도 이날 이 대표 사임에 따라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다만 지도부 관계자는 “비서실장과 특보단장을 제외한 김윤덕 사무총장 등 다른 정무직 당직자에 대해선 다 유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정무직 당직자 유임을 놓고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해석이 나왔다. 지도부 핵심관계자도 “주요 당직자는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다음 지도부에서도 그대로 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이르면 26일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전대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전대를 50여일 앞두고 사퇴한 배경을 놓고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당 대표 선출 이후 단식과 피습 테러까지 겪으며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오지 않았나. 당분간 좀 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대명’(또 당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굳어지는 당 대표 선거와 달리 최고위원 선거 레이스는 24일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재명 지도부 대변인을 지낸 재선 강선우 의원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가 다시 이재명 대표로 돌아와야만 한다. 그 길 위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이 대표 곁을 지키겠다”며 “‘어대명’이 아니라 당연히 대표는 이재명, ‘당대명’”이라고 주장했다. 재선 김병주 의원도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와 함께 2026년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 창출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겠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외 김민석(4선)ㆍ전현희ㆍ이언주(3선)ㆍ민형배ㆍ 한준호(재선) 의원 등이 최고위원 출마를 검토 중이다.
이 대표가 연임할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에서 초유의 연임 당 대표가 된다는 평가다. 최근 당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1년 전 사퇴하도록 한 규정에 예외를 두도록 당헌ㆍ당규를 개정하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은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과연 연임이 이 대표와 민주당이 대권 가도를 가는 데 있어서 유리할 것인가 우려스럽다”(24일 김영배 의원)는 지적도 나온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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