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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청량리 어린이집 40m 거리에 변전소"... GTX 멈춘 전자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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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도심 관통하는 GTX
기반시설 두고 곳곳서 반대 여론
주민들 "전자파 등 유해성 우려"
국토부, 유사 변전소 전자파 측정 "안전"

전자파의 유해성은 아직도 검증이 되지 않았고 의견이 분분하다. 국토교통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변전소 건설을 진행한다면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 반대하겠다
롯데캐슬 스카이-L65 입주자대표 A씨

GTX 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변전소 등 기반시설 건설 과정에서 예정지 주민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 정부가 전자파 측정을 시연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지방자치단체가 현장 민원실 설치에 나서는 등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24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지하철1호선 청량리역 앞 신축 아파트 ‘롯데캐슬 스카이-L65’ 곳곳에 '변전소 건설 반대' 현수막이 붙었다. 아파트 입구와 어린이집에서 40여m 떨어진 한국철도공사 테니스장 지하에는 GTX-C노선 변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변전소는 교류 154kV(킬로볼트)를 받아 교류 25kV로 바꿔 열차에 공급한다.

아파트 주민들은 전자파 안전성을 두고 학계 의견이 분분하다며 변전소를 주택가에 설치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동대문구청 역시 환경영향평가와 의견수렴 절차가 주민이 본격적으로 입주하기 전인 지난해 8, 9월에 이뤄졌다며 변전소 입지 재선정을 국토부에 요청했다. 서울 중랑구와 경기 부천시에서도 각각 GTX-B노선 환기구(분진 등 오염물질 배출 우려)와 변전소(전자파 발생) 반대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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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변전소가 들어서는 서울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앞 아파트 인근에 24일 변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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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 시설에도 변전소를 반대하는 판지가 붙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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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자대표 A씨는 “주민에게 충분한 설명이나 안내가 없었던 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사업성만 따지고 주민 반대나 거주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400여 가구 아파트에서 주민 3,500명이 변전소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도심을 관통하는 GTX의 변전소를 주택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아파트 지하에 건설된 변전소가 다수 있다며 전자파가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변전소와 송전선 모두 지하에 매설돼 화재가 발생해도 주민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에는 수도권지하철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지하 25m에 설치된 매헌변전소에서 전자파를 측정했다. 전자파 세기는 주변압기 1m 거리에서 2.7~3.0 마이크로테슬라(μT), 5m 거리에서 0.2μT가 나왔다. 지상에서 검출한 수치는 0.04μT였다. 매헌변전소는 앞으로 건설될 GTX 변전소들과 기능이 같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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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관계자와 기자들이 20일 수도권지하철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지하 매헌변전소에서 주변압기의 전자파를 측정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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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압기 전자파 세기가 2.8 마이크로테슬라로 나타나 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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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이날 헤어 드라이기와 전자레인지를 작동시켜 전자파를 측정하기도 했다. 배석한 김윤명 단국대 명예교수는 "변압기에서는 전자레인지(20μT)보다 약한 전자파가 발생한다"며 "낮은 수준의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암이 진전된다는 생체 작용은 밝혀진 바 없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이 사용하는 전자파 안전 기준치 상한선은 83.3μT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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