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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반복되는 화학공장 사고...화성 화재, 사망자 22명 발생 ‘최악의 사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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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과 구급대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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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의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24일 발생한 화재로 오후 6시 기준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989년 전남 여수 럭키화학 공장 폭발사고를 넘어 역대 최악의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불에 취약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화학공장은 일단 화재·폭발이 발생하면 공장이 ‘화약고’가 되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아울러 전국 곳곳의 공단에 자리한 화학공장은 영세업체가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정부와 관련 기관의 안전점검에도 매년, 심지어는 1년에 수차례씩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앞서 최악의 화학공장 사고는 1989년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일어났다. 당시 럭키화학 공장 폭발사고로 16명의 사망자와 1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 피해 규모가 당시와 유사하거나 더 클 것으로 추정돼 ‘최악의 사고’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8월 17일 울산시 석유화학공단 내 현대EP 울산공장에서도 유증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고 5명이 다쳤다. 같은 해 8월 27일에는 경북 구미시 공단동의 TK케미칼 공장에서 화학물질인 헵탄이 폭발하면서 사상자 7명이 나오기도 했다.

유사 사고는 2012년 8월에도 반복됐다. 충북 청주시 LG화학 청주공장 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질 공장에서는 폐용매 드럼통이 폭발하는 사고로 8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9월 27일에는 경북 구미시 국가산업단지 내 화학물질 제조업체인 휴브글로벌에서 20t짜리 탱크로리에서 불화수소산(불산)이 누출돼 5명이 목숨을 잃고 16명이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2013년 여수산단 대림산업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공장에서는 사일로(silo·저장탑) 보수작업 중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현장에 있든 근로자 전원이 사망했다.

2020년대 들어서도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3년 전에는 여수산단 내 석유화학제품 제조공장인 이일산업에서 화재가 발생해 작업자 3명이 숨졌다. 액체 화학물질을 저장한 고정식 탱크가 폭발해 불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에 여수산단 내 한화와 대림이 절반씩 지분 투자해 설립한 회사인 여천NCC 공장에서는 열교환기 시험가동 중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4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다쳤다. 이 사고는 2022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 후 발생해 노동 당국이 대표이사 등 2명을 법 위반으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무혐의’로 판단했다.

같은 해 9월 30일 경기 화성 화일약품 공장에서는 일어난 폭발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 2020년대에 들어서도 14명이 사고로 숨을 거둔 것이다.

전문가들은 화학공장 사고가 화재나 폭발로 발생한 뒤 독성물질이 주변으로 확산하는 2차 피해로 이어진다며 사후 대응에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 사고 당시 탱크로리 안에 든 유독성 화학물질인 불산 가스가 주변으로 확산해 인근 주민 150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고, 135㏊가량의 농작물도 피해를 봤다.

2008년 3월 경북 코오롱유화 김천공장 탱크 폭발 사고도 근로자 2명의 목숨을 앗아간 동시에 유해 화학물질인 페놀이 대구·경북지역 상수도 취수원인 낙동강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당시 낙동강 구미광역취수장에서 기준치(0.005ppm)를 초과하는 페놀이 검출됐고, 구미·칠곡 지역 상수도 공급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홍인석 기자(mystic@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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