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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베푼 교황…'회고록 논란' 겐스바인 발트3국 대사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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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7년 프란치스코 교황(우)과 겐스바인 대주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오랜 개인 비서였던 게오르크 겐스바인(67) 대주교를 발트해 연안 3국 대사로 임명했다.

교황청은 이날 바티칸 공보를 통해 겐스바인 대주교가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의 교황청 대사로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겐스바인 대주교에게 공식 직책이 부여된 것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선종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겐스바인 대주교에게 '자비'를 베풀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자비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그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판했다가 고향 독일로 쫓겨난 적이 있어서다.

겐스바인 대주교는 2003년부터 거의 20년 가까이 같은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개인 비서를 지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2022년 12월 31일 선종하자 그는 직후 회고록 '오로지 진실만을-베네딕토 16세 곁에서의 내 삶'을 출간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이 책에서 '두 교황' 프란치스코와 베네딕토 16세가 긴장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독일 언론 인터뷰에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라틴어로 진행되는 전통 미사 집전을 제한하자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크게 상심했다고 전했다.

겐스바인 대주교의 회고록 출간과 일련의 언행은 교황에 대한 항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가톨릭 교단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출간된 책에서 "장례식 당일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은 책이 출간된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베네딕토 16세가 겐스바인에게 이용당했다"고 비난했다.

과거 교황의 비서들은 추기경에 서임되거나 다른 고위직에 임명됐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6월 겐스바인 대주교에게 아무 직위도 주지 않고 그를 고국인 독일 교구로 돌려보냈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비교적 젊은 나이의 교황 비서를 새로운 임무 없이 바티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사실상 교황이 그를 바티칸에서 추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때만 해도 겐스바인 대주교는 교황의 눈 밖에 난 것처럼 보였으나 교황은 과거의 갈등을 뒤로하고 그에게 새로운 임무를 맡기며 관계 개선의 손길을 내밀었다.

발트 3국 중 리투아니아는 성인의 75%가 가톨릭 신자로 가톨릭교회 교세가 강한 나라로 꼽힌다. 반면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는 정교회와 루터교 신자가 대부분이다. 에스토니아는 가톨릭 신자가 전체 인구의 1%에 불과하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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