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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화재에 물 뿌렸다… 적절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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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

조선일보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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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에 소방 당국이 물로 진화 작업을 벌인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차전지에 포함된 리튬이 물과 닿으면 폭발 위험이 있는데 왜 소방수로 화재를 진압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방 당국 관계자는 “폭발 우려가 있었지만, 리튬이 극소량만 포함돼 있어 물을 사용했다”면서 “재난 현장 표준 작전 절차상 ‘화재 대응 공통 표준 작전 절차’와 ‘금속 화재 대응 절차’에 따라 이번 화재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리튬은 칼륨과 더불어 대표적 금수성(禁水性·물과 접촉하면 안 되는 성질) 물질이다. 물과 직접 접촉하거나 공기 중 습기를 일정 수준 이상 흡수했을 때는 발열·화재·폭발 등을 일으키는 성질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리튬 금속을 사용하는 일차전지에 불이 붙으면 물을 뿌려도 꺼지지 않고, 일반 소화기도 소용없어서 마른 모래로 불을 덮거나 금속 화재에 적응성이 있는 소화 약제를 사용한 ‘D급 소화기’를 써야 한다.

소방 당국도 마른 모래 등으로 진화하는 방식을 검토했으나, 배터리에 포함된 리튬이 소량인 것으로 확인돼 물을 활용한 일반적인 진압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나용운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는 “일차전지에는 리튬이 극소량만 들어갔기 때문에 물을 뿌려도 폭발적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리튬 전지로 난 불은 ‘금속 화재’로, 화재 발생 시 물을 이용한 진화가 어렵다는 단점은 있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극소량 리튬이 고체 케이스에 내장돼 있으니, 물을 뿌려도 화재 진압에 문제가 없다고 현장에서 판단한 것 같다”(이창우 교수, 이영주 서울시립대 교수)고 했다.

다만 리튬과 물이 직접 접촉하면 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등 유독 가스가 발생하므로 인명 피해를 키웠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김상식 우석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견해도 있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공장 안에 리튬이 어떤 상태로 있었는지가 중요하다”며 “리튬이 원재료 상태였는지, 고체 케이스로 포장된 상태였는지 확인하지 않고 물을 사용했다면 문제 소지가 있다”고 했다.

[김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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