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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만물상] 한국인 유튜브 시청 월 19억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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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러스트=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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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 달간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은 유튜브로, 총 19억5666만 시간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5100만 인구수로 나누면 전 국민이 1인당 하루 73분꼴로 유튜브를 시청한 셈이다. 5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세계 유튜브 사용자 27억명의 하루 평균 시청 시간 19분에 비하면 4배 가까이 많다. 이젠 TV 대신 유튜브만 보는 사람도 상당수다.

▶미국의 스포츠용품 업체가 성인 1000명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조사했더니 하루에 스마트폰 화면을 내려보는(스크롤) 길이가 약 340m에 달했다. 1년이면 124km로, 마라톤을 세 번 완주한 거리만큼 화면을 내려보면서 스마트폰에 빠져 산다.

▶최근 프랑스에서 뇌과학자, 중독 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디지털 기기 및 소셜미디어 사용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3세 미만 영·유아는 TV를 포함한 스크린 시청 전면 금지, 3~6세는 어른의 지도하에 교육적인 콘텐츠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또 휴대폰 사용은 11세부터,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은 13세부터, 소셜미디어 사용은 15세부터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에 중독성이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충동 조절 실험에서 스마트폰으로 소셜미디어를 수시로 확인하는 사람은 즉각적인 보상에 중독돼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뇌가 디지털 기기의 자극적 영상에 중독되는 현상을 가리켜 미국 워싱턴대 데이비드 레비 교수는 ‘팝콘 브레인’이라고 이름 붙였다. 소셜미디어의 유해성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엊그제 인스타그램 모회사인 메타가 청소년 계정을 비공개로 바꾸는 ‘10대 계정’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빅테크 기업에만 맡겨두지 않고 세계 각국이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TV 수준으로 규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일 정도로 디지털 기기 사용에 과다 노출돼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의 휴대폰 및 게임 이용 시간은 성적과 반비례한다’는 통념이 퍼져 있다. 많은 사교육 전문가들은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한다. 유익한 영상도 많지만, 10대들의 성인용 영상 이용률이 47.5%에 달할 정도로 디지털 유해 환경도 심각하다. 온갖 혐오 발언과 가짜 뉴스가 판치고 조폭들까지 유튜브로 돈벌이를 하는 ‘디지털 무법천지’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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