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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이날의 치욕 잊지말자”...보이콧 접은 국힘 “민주당, 언젠가 땅치고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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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헌정사 영원한 수치”
27일 의총서 위원장 논의
3선 의원들 유력하게 검토
민주당은 입법 청문회 가속

25일 국토위·과방위 예정


매일경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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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회 보이콧을 이어가던 국민의힘이 끝내 7개 상임위원장을 받고 원내에서 민주당의 독주를 저지하는 쪽을 택했다. 원외 투쟁의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국회 보이콧을 이어갈 수는 없다는 현실적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민주당이 일체의 여당 제안을 거부하면서 장벽을 높게 세운 점이 주효했다.

24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 등원을 결심했다”며 “국민의힘은 의석수 비율에 따른 7개 상임위원장을 맡아 민생 입법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결정은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여당이 등원하더라도 지난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여야가 각 상임위원회에서 치열하게 대립하며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 역시 이날 대국민 입장발표에서 ‘굴욕적 선택’이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추 원내대표는 “이재명 친위부대가 대거 국회에 입성한 뒤 친명 강경파들이 장악해 나홀로 폭주, 의회독재 파티에 흠뻑 취해 있다”며 “민주당은 애초부터 원 구성과 관련한 여야간 대화와 협치, 국회정상화에 관심도 없었으며 협상하는 척 쇼만 반복해왔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 앞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22대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은 국회의장의 협력 하에 여야 합의 원칙이 위배됐다”며 “우리 헌정사에 영원한 수치로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회의원 후배들이 오늘을 치욕스럽게 생각할 날이, 민주당이 언젠가 땅 치고 후회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의 이같은 판단에는 지난 21일 야당 단독으로 개최된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여당 의원들은 보이콧 기조를 이어가며 법제사법위원회에 불참했다. 이로 인해 야당의 공세에 방어조차 시도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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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상임위원 명단을 작성하고 오는 27일 의원총회에서 상임위원장 인선을 논의할 계획이다. 여당은 같은날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과 여당 몫 국회부의장을 선출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 의해 11개 상임위에 임의 배정됐던 여당 소속 의원들도 재배치될 예정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당규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내부적으로 정한 다음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서 선출을 하게 된다”며 “어제 원내지도부가 모여서 상임위 배정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관례에 따라 3선 의원들이 유력한 국민의힘 상임위원장 후보로 꼽힌다. 정무위원장에는 윤한홍·송석준 의원, 기획재정위원장에는 송언석 의원이 거론된다. 외교통일위원장으론 김석기 의원, 국방위원장으로는 성일종 의원이 유력하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는 이철규·신성범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정보위원장에는 이만희·윤한홍 의원 등, 겸임 상임위인 여성가족위원장에는 재선인 이인선 의원 등이 언급된다.

국회부의장은 6선인 주호영 의원과 조경태 의원이 전·후반기를 나눠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4선인 이종배 의원, 박덕흠 의원 등도 국회부의장 선거 출마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대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 수순에 접어들었으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입법 폭주’를 막겠다며 7개 상임위원장직을 수용했으나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건희 특검법’ 등과 관련해 입법 청문회를 지체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은)상임위별로 입법 청문회와 현안 청문회를 계속하기로 했다”며 “입법 청문회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성원을 확인한 만큼 김건희 특검법 관련 입법 청문회도 지체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장 25일 국토교통위원회에선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과 관련한 입법 청문회를, 과방위에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불법 운영 관련 현안 청문회를 각각 연다. 오는 26일에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료계 현안 청문회, 27일에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노란봉투법 관련 입법 청문회를 개최한다. 다음달 초 행정안전위원회에선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을 결의할 계획으로, 이를 입법 청문회 방식으로 진행할지를 놓고도 검토에 들어갔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이 국회 보이콧을 멈추고 22대 국회에 합류하기로 한 결정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관훈토론회 도중 소식을 전해듣고 “(여당 입장에서)꽉 막혀 있는 국면이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하고도 갈등이 있고, 거기에다가 특검법 등이 있었다”면서 “모두 합쳐진 지경이어서 합을 만들기가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이자 현명한 판단”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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