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하루에만 7% 가까이 급락
“평균 가격 초과 등 주가 흐름 비슷”
“펀더멘털 전혀 달라” 낙관론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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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24년 전 닷컴버블의 영향을 받은 기업들과 비교가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18일 135.58달러로 마감해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주가는 사흘 연속 하락해 고점 대비 13% 가까이 내려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통상 주가가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지면 기술적 조정 국면으로 본다.
“엔비디아·시스코, 주가 흐름 비슷”
일각에선 엔비디아의 주가 흐름을 2000년 초 시스코, 인텔과 비교하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수석 시장 기술 분석가는 “1990년 이후 미국 기업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거래된 것은 2000년 3월 시스코가 기록한 80%였다”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100% 높은 수준에서 거래돼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즉, 엔비디아의 주식이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더 큰 폭으로 평균 가격을 초과해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스코와 엔비디아의 펀더멘털 차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지난 5년 동안 엔비디아는 4280% 상승했는데, 이는 시스코가 2000년 3월 정점을 찍기 전 5년 동안 4460% 상승한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200일 이동평균선은 시장에서 전반적인 장기 추세를 가늠하는 지표다. 주가가 일일 기준으로 200일 이평선 이상을 유지하면 일반적으로 전반적인 상승 추세에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버블닷컴 붕괴의 상징 시스코·인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 인터넷 사용 급증과 함께 관련 기업들이 대거 뉴욕증시에 진입했다. 많은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했고, 막대한 자금이 몰렸지만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 등으로 인해 고평가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닷컴버블이 붕괴됐다.
정보기술(IT) 및 네트워킹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스코가 대표적이다. 시스코는 2000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1990년 상장한 시스코는 이후 10년 동안 1000배 이상 올라 당시 사상 최고치인 주당 80달러를 기록했으나 닷컴버블 붕괴 이후 2002년 10월 8.60달러까지 폭락했다. 현재 시스코의 주가는 50달러 미만으로, 24년 전 고점에 다시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 또한 2000년 8월 주당 75.89달러라는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아직까지 고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엔비디아, 펀더멘털 훨씬 우월” 주장도
엔비디아가 시스코·인텔과 주가 흐름은 유사하나 펀더멘털 측면에서 명백히 우월하다는 견해도 있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 아래 엔비디아의 위치는 견고하다는 주장이다.
리서치회사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설립자는 이익률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 측면에서 닷컴버블 시절 인텔과 비교하면 엔비디아가 훨신 낫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올해 1200억 달러(약 166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인텔은 2001년 닷컴버블 말기 매출 감소를 보여줬지만 엔비디아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연구개발(R&D) 대 매출 비율은 2023년 14.2%를 기록했다. 1990년대 후반 전성기 시절 인텔의 11.6% 보다 높아 매출 대비 더 많은 비용을 R&D에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콜라스 설립자는 “엔비디아가 투자자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훨씬 더 나은 위치에 있다”면서 “엔비디아가 가치 평가 최상위권에 오른 데에는 여러 가지 타당한 이유가 있고 펀데멘털에 대한 지속적인 믿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을 감안하면 엔비디아의 조정은 놀라운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날 엔비디아는 뉴욕증시에서 6.68%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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