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대통령과 같은 날 TK 간 원희룡... '우군'부터 다지는 與 당권주자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원, TK 당심 공략...'윤심 후보' 다지기 해석
나, 보수 외곽 조직과 서울시의원 공략
한, 당직자·보좌진 스킨십으로 약점 보완
윤, 中 싱하이밍 만나 '외교통' 강점 부각
한국일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후보 등록 마감일인 25일, 당권의 80%를 좌우하는 당심 구애에 나섰다. 특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은 경북을 찾았는데, 공교롭게 윤석열 대통령도 6·25전쟁 74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대구를 방문해 텃밭 대구· 경북(TK)에 나란히 얼굴을 드러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사무처와 보좌진들을 공략했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손잡은 나경원 의원은 서울시의회에, 외교통을 자처하는 윤상현 의원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접견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TK 방문·친윤 지원' 원희룡...'정통 보수' 공략 나경원

한국일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윤상현(왼쪽부터)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경북 지역에서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경북 안동시·칠곡군·구미시·김천시 당원을 연이어 만났고, 이철우 경북지사와 면담했다. 당원의 약 40%가 연고를 둔 텃밭 TK 집중공략에 나선 것이다. 당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날 대구 방문 일정과 맞물려, 원 전 장관이 본격적인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후보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 원 전 장관은 '친윤석열(친윤)계' 의원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이용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원 후보를 지원할 생각"이라며 "당정관계에 대한 협력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이 지사 면담 직전 기자간담회에서 "당정관계에서 할 말은 하고 고칠 건 고치되 한 팀이라는 애정을 갖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원 전 장관의 이런 행보는 '대세론'을 형성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견제 성격이 짙어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는 '친윤 대 비윤석열(비윤)계' 구도 위에서 한 전 위원장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한 나머지 후보들의 '반한동훈(반한)계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일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뒤줄 왼쪽부터)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나 의원이 이날 '친윤계'가 대거 포진한 보수 외곽 조직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정기 세미나에 참석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이 자리에서 "우리 당이 허약해지고 힘들어진 것은 당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오랫동안 수고하신 당원들이 존중받는 그런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강연자로 참석한 오 시장을 향해 "공개 지지해드렸다"며 "대선에 나갈 사람이 당을 맡아서는 안 된다. 대선 나가고 싶은 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마음에 안 드는 사람부터 바꾸면서 '사당화'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 주자로 유력하게 꼽히는 한 전 위원장의 잠재 경쟁자인 오 시장을 띄우면서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나 의원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찾아 서울 지역 기초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한동훈, '당내 세력' 약점부터...윤상현, '외교통' 강점 부각


한 전 위원장은 이날 당 사무처 당직자와 의원실 보좌진들과의 스킨십에 주력했다. 한 전 위원장은 후보 등록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 당의 기둥이 사무처 당직자"라며 "당연히 제가 먼저 찾아뵙고 어떤 이유로 당대표에 출마하는지 설명드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재임 때부터 이들을 챙긴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이후에도 이들과 만남을 갖는 등 우군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당내 '외교통'으로 꼽히는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했다. 전날 경기 화성 일차전지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건 사망자 대다수가 중국인 노동자인 만큼 위로를 전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