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센티지와 프리미엄을 함께 기재해 확정된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투자자가 착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ETF 상장을 심사하는 한국거래소는 오해의 소지를 줄일 방안이 있는지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흐린 날씨 속 여의도 증권가./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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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2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를 시작으로 커버드콜 상품이면서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갖고 상장한 ETF는 모두 15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1개가 올해 상장됐을 만큼 현재 ETF 업계의 트렌드는 단연 프리미엄 ETF다. 지난해부터는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처럼 n%프리미엄 ETF가 출시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15%프리미엄 ETF까지 나왔다.
ETF 이름에 수익률은 기재돼 있지만, 확정 수익률은 아니다. 이 퍼센티지의 뜻은 목표 수익률이다. 연 15%의 배당금을 주는 걸 목표로 커버드콜 전략을 추구하지만 그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커버드콜이란 미리 정한 가격에 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콜 옵션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투자 기법으로, 이때 해당 이익을 분배금으로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게 커버드콜 ETF다.
기초자산에 n%프리미엄이 ‘+’ 형태로 붙었다는 점 역시 투자자의 오해를 키우는 요소 중 하나다. 가령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옵션’의 경우 미국의 대표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100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면서 여기에 15%의 연 분배금을 얹어주는 상품으로 오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커버드콜은 구조적으로 기초자산의 상승분을 그대로 누리는 게 불가능하다. 콜 옵션을 행사한다는 게 달리는 지수에서 하차한다는 것과 같아서다. ‘ACE 미국빅테크7+15%프리미엄분배’와 ‘KODEX 미국30년국채+12%프리미엄’ 등 타 자산운용사의 상품도 모두 마찬가지다.
지속적으로 기초자산이 상승하는 ETF라면 커버드콜 상품이 오리지널보다 불리하기도 하다. 최근 한 달간 오름세를 보인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관련 상품이 대표적인 예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커버드콜 상품인 ‘TIGER 미국S&P500+10%프리미엄초단기’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4.98%인데, 오리지널인 ‘TIGER 미국S&P500′은 5.28%였다. 콜옵션을 파는 전략 탓에 커버드콜 ETF의 수익률이 더 낮은 것이다.
ETF 이름에 모든 정보를 담지 못하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ETF 이름에 운용사의 브랜드, 기초자산, 환 헤지 여부, 합성 여부 등 포함돼야 할 요소가 규정으로 정해져 있는데, 시스템상 40바이트(byte) 이하로 정해야 해서다. 하지만 사정이 그렇다고 해도 +n%프리미엄과 같은 이름은 운용사가 강조하고 싶은 정보만 담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편으론 기초자산의 상승분을 포기하는 게 커버드콜 전략인데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는 아예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도 ETF 초보 투자자가 이름 때문에 상품을 착각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거래소는 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n%프리미엄 ETF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줄일 방법을 검토할 방침이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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