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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수박도 '소품종' 시대…'까망애플수박' 산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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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품종 수박 브랜드의 대명사인 까망애플수박

수박 산지로 유명한 충북 음성군 맹동면 한 농가 하우스 시설에는 일반 수박(7∼8㎏)의 4분의 1 크기 수박이 'A형' 지주에 주렁주렁 매달려있습니다.

1.5∼3㎏ 미만의 소품종 수박의 대명사가 된 까망애플수박입니다.

종자 이름을 따 '세자수박'으로도 불립니다.

이 시설에서는 수직 재배 방식으로 까망애플수박을 키웁니다.

4년 전 귀농해 수박을 재배해온 민 모(46) 씨는 "중대형 수박은 수년 전 수직 재배를 도입했는데 소형 수박을 생육하는 건 처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수직 재배는 땅에서 키우는 포복 방식에 비해 노동 강도는 낮고 작업 효율은 높습니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단위 면적당 생산량도 약 2배로 개선됐습니다.

보통 수직 재배 하우스당 2천500∼3천 개가 수확되는데 이 중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제외한 70∼80%가 소비자 식탁에 오른다고 합니다.

민 씨는 포복재배시설 23개 동, 수직재배시설 7개 동 등 모두 30개 동의 수박 하우스를 운영하는데 모두 까망애플수박만 재배합니다.

민 씨는 "귀농 첫해는 큰 수박만 하다가 작년과 올해는 까망애플수박만 키우고 있다"며 "수요가 꾸준한 데다 일정 수준의 재배 기술만 확보하면 큰 지장 없이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곳에서 수확된 수박은 대부분 차로 약 1시간 30분가량 떨어진 충남 논산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인 모두유통 농업회사법인으로 옮겨집니다.

상품이 대형마트와 같은 최종 소매 채널로 가기 전 거치는 중간 유통지입니다.

당도를 측정하고 상품을 크기별로 분류해 포장하는 단계까지 모두 여기서 이뤄집니다.

모두유통은 이마트에 수박을 납품하는 최대 협력업체 중 하나입니다.

산지에서 출하된 수박은 가장 먼저 이곳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차례로 비파괴 당도 검사를 받습니다.

수박의 맛과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근적외선을 이용한 비파괴 당도 검사는 수박에 빛을 쬐어 반사돼 나오는 파장을 보고 당도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마트에는 당도 11브릭스(Brix) 이상의 상품만 납품됩니다.

모두유통은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소품종 수박 브랜드인 까망애플수박의 산파 역할을 했습니다.

약 4년 전 종자업체와 함께 장기간 실험 끝에 개발한 세자 종자로 탄생한 까망애플수박은 '소형수박은 밍밍하고 맛이 없다'는 일반 통념을 바꿔놨습니다.

이 품종은 이마트 점포를 통해 전국에 출시됐고 단숨에 소품종 수박의 베스트셀러로 입지를 굳혔습니다.

지금도 종자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면서 소수의 검증된 산지를 통한 계약 재배만을 고집하는 방식으로 맛과 품질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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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에서 포복재배 방식으로 생육되는 까망애플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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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애플수박을 포함한 5㎏ 미만 소품종 수박은 1∼2인 가구가 급증하는 추세와 맞물려 그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소품종 수박 매출 비중은 전체 14.2%로 2021년(6.7%)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판매 수량 비중도 12.4%에서 19.4%로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이마트가 매년 소품종 수박 물량을 확대하면서 산지에서의 몸값도 높아졌습니다.

일선 농가에서 수직 재배처럼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농법을 속속 도입하는 것도 소비자 수요를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모두유통이 매년 이마트 등에 납품하는 수박 500만∼600만 통 가운데 까망애플수박 비중은 30% 안팎에 달합니다.

지금도 이마트에서만 매일 5천 통 안팎의 발주 주문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김대진 모두유통 대표는 "1∼2인 가구 증가 추이에 맞춰 소품종 수박 수요 지속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올해 까망애플수박을 포함한 전반적인 수박 작황은 비교적 양호한 편입니다.

지난달부터 일조량이 늘어나면서 수박 생육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최근 수박(중품) 한 통의 평균 소매 가격은 2만 원대 초반으로 예년과 비교해 안정된 편입니다.

다만, 평년보다 다소 일찍 찾아온 폭염은 수박 농가의 근심거리입니다.

섭씨 35도 이상의 불별 더위가 지속하면 노지든, 하우스든 생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장마일수가 많고 폭우가 잦으면 작황 악화로 생산 물량이 줄어 한 통당 가격이 4만∼5만 원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여름의 '수박 대란'이 재현될 우려도 있습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주말 시작되는 중부지역 장마에 대비해 25일부터 자체 신선 물류센터인 후레쉬센터에 100t(톤) 이상의 물량을 비축하고 장마 기간에는 과피가 두꺼워 수분 흡수가 적은 씨 적은 수박 물량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이마트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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