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1 (토)

은마아파트, 'GTX-C 우회' 재점화에도…현실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강남구, GTX 관련 은마아파트 주민 의견청취
은마, 과거 국토부·현대건설과 소송전도
대안 검토 약속 지키라는 은마…현실성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단지를 관통하는 문제를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강남구청이 GTX 관련 의견청취에 나서자 주민들은 설계 변경에 대한 요구를 쏟아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행법에 따른 형식적인 의견수렴 절차일 뿐 실제 설계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GTX-C 사업은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열었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비즈워치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갈등 매듭짓나 했더니 '재점화'
강남구청은 최근 은마아파트 주민들에게 공문을 보내 "오는 27일까지 GTX-C 노선 민간투자사업 시행을 위해 토지소유자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듣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기 양주와 수원을 잇는 GTX-C 노선은 삼성역∼양재역 구간에서 은마아파트 지하를 50m가량 관통한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부터 매봉, 도곡, 대치를 연결하고 은마를 곡선으로 지나 2호선 삼성역에 이르는 설계안이다.

이를 둘러싼 갈등은 2022년부터 이어졌다. 안전을 우려하는 은마 주민들은 단지를 피해 직선으로 연결하거나 양재천 쪽으로 우회하는 설계 변경을 요구했다. 국토부는 공법상 위험이 없다는 이유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은마 재건축 조합이 국토부와 현대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세 당사자가 단지 통과 면적을 최소화하는 대안 노선을 검토하기로 협의하고 소송도 취하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번 의견청취는 지난해 12월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고시에 대해 이의신청을 받는 절차다. 설계 변경 일정이 미정인 만큼 이를 반영하지 않은 원안이다. 착공 후 설계 변경을 검토하는 방향이 논의 중이다. 국토부와 강남구청은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면서도 "주민 의견을 참고해 협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합은 "은마아파트 하부를 직관통하는 GTX-C 노선에 대해 강력히 반대의견을 표명한다"는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경제성을 생각한다면 직진해야 하고, 국민 안전을 생각하면 하천 우회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부는 직진 노선이 불가하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삼성역에서 위례신사선이 빠져나오고 곧바로 방향을 전환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부득이할 경우 곡선반경을 줄여 단지 통과 면적을 최소화하는 방안만이라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워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도 /그래픽=비즈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늦어지는 GTX-C…"원안이 최선"
GTX-C 노선의 설계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제시한 공사기간은 60개월, 개통 목표는 2028년말이다. 지난 1월 착공식을 열었지만 아직 공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질조사, 예비타당성조사 등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의견이 반영됐어야 하는데 이미 늦었다"며 "단순 의견청취를 근거로 2022년 확정된 노선을 바꿀 순 없을 것 같다. 지금 정해진 대로 진행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교통 분야 한 학계 전문가는 "비과학적인 민원인의 주장으로 인해 국가의 중요한 계획이 틀어지면 안 된다"며 "협약한 대로 자금조달 계획이 이미 결정돼 있는데 설계를 다시 한다면 결국 사업 지연에 따른 시민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 역시 "서울 시내에 이미 수많은 지하철이 지나고 있다. 대심도를 달리는 GTX가 위험하다는 건 과학적이지 않은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GTX-A 수서~동탄 구간 이용이 부진한 건 일자리가 많은 삼성, 강남까지 환승해야 하는 불편 때문"이라며 "GTX-C 설계 변경으로 출구나 방향이 바뀌게 되면 이용 수요도 달라져 사업성 재검토가 필요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