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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르포]포스코 장인화號, 이차전지로 초일류 그룹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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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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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양극재 1공장 내부 전경. 사진=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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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완성품. 사진=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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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화리튬 생산 공장. 사진=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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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포스코그룹은 단순한 철강기업이 아닌, 미래를 여는 소재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다. 특히 이차전지 사업은 원료부터 소재까지 이차전지소재 풀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일 것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취임식에서 철강과 이차전지 사업을 쌍두마차로 키워나가 그룹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비전으로 포스코는 원료광산과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양·음극재, 차세대 이차전지용 원료, 소재까지 생산·공급하는 밸류체인을 형성해 가고 있다. 그룹 핵심 사업인 철강뿐만 아니라 이차전지소재 사업에도 적극적 투자해 내실을 다져나간다는 구상이다.

지난 25일 무더운 날씨,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양극재 공장을 찾았다. 광양 양극재 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9만톤(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양극재 생산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는 리튬으로, 광양 양극재 공장이 연간 9만톤(t)의 양극재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리튬의 양은 약 4.3만톤(t)이다.

양극재 공장 1층에 들어서자, 가장 눈에 띄었던 곳은 55m 길이의 소성로였다. 소성로는 열처리 시설로 양극재의 주요 원료에 열을 가해 섞는 역할을 한다. 소성로 안에는 니켈, 리튬 등이 섞인 검은색 분말가루 모양의 양극재가 소성용기(도가니)에 담겨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고 있었다. 도가니에 담긴 양극재는 마치 초코 브라우니를 연상시키듯 격자무늬의 완성품으로 나온 모습이었다.

완성품으로 나온 검은색 양극재는 불순물 제거 과정을 한 번 더 거치게 된다. 고재민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1공장장은 "양극재 제조가 완성되면 2층~6층 등 각층에 있는 설비들을 거쳐 포처리 후 최종적으로 제품을 내보낸다"라며 "이 과정에선 양극재 안에 있는 불순물과 철 등을 제거해 온전한 제품만 포장해서 나오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5.5배 면적의 광활한 광양 공장을 5분여 이동하며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준공한 광석리튬 기반의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광양 율촌산업단지)에도 발을 들였다. 광석원료 기반의 배터리급 수산화리튬 생산 판매를 위한 곳이다. 호주 광산기업 필바라미네랄스와의 상호 지분 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을 점차 늘리고 있다.

빼곡하게 포진된 공장 내 생산 설비들을 돌며, 포스코의 체계적인 리튬 생산 공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산화리튬 공장에서 리튬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리튬 알갱이가 붙어있는 광석들을 거르고, 이 광석들을 잘게 갈아내는 작업을 한다. 광석에는 리튬이 통상 2.5% 내외로 함량됐는데, 가령 광석 1000kg 채굴을 하면 그 중 25kg은 순수 리튬이라고 할 수 있다.

이현우 포스코필바라리튬 시험분석섹션 기술품질 부장은 리튬 생산 과정에 대해 "광석을 파이프 내부에서 1000℃(도) 가열하면 부피가 1.3배 커지면서 리튬이 빠져나오기 쉬운 구조로 바뀐다"라며 "구워진 광석을 에어로 식혀주고, 덩어리진 것들을 버티컬 믹서(맷돌)로 갈아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믹서로 잘게 갈린 광석은 황산이랑 섞어 배소 공정으로 이동시키고, 이 과정에서 한 번 더 250℃(도) 정도 가열하면 리튬이 물속에서 녹을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서 "이러한 상태에서 실제 광산과 물을 섞으면 황산리튬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리튬을 뽑아낸 후 남은 광석을 잔사라고 하는데, 이는 모래와 알루미늄 성분이 들어있다. 잔사는 폐기물 처리 업체를 통해 재처리 후 시멘트 공장에 공급되고 있다.

광석리튬 생산법인인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지난해 11월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연산 2만1500톤(t) 규모의 이차전지용 수산화리튬 1공장을 준공했다. 동일한 규모의 2공장이 준공되면 포스코그룹은 광석리튬 기반 수산화리튬 연산 4만3000톤(t)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포스코는 시장규모 확대에 따라 고수익 원료 분야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캐즘(시장의 일시적 침체기)과 광물 가격의 하락 시기를 기회로 리튬 염호·광산 등 우량자산을 저가에 매수해 원료 공급망을 다변화해 나갈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유상증자나 차입 등을 통해 이차전지 자본 조달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지난 5월 정부도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해 9조7000억원의 지원 발표를 함에 따라, 해당 부분을 고려해 효율적인 자본 조달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의 올 1분기 실적은 지난해 대비 악화됐다. 업황 부진에 따라 다가오는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인화 회장은 그룹 차원의 성장 동력으로 철강뿐만 아니라 이차전지를 점 찍은 상황이다. 철강과 이차전지 사업을 양대 산맥으로 그룹 시너지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미래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두 마리 토끼'를 통해 침체기에 접어든 철강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황예인 기자 yee9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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