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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치솟는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정부, 새출발기금 더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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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회전문에 갇힌 자영업자 ④ 자영업자 '채무조정' 새출발기금 확대

[편집자주] 자영업자 연체율과 폐업률이 상승하고 있다. 생계형 자영업자는 빚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정부의 채무조정도 한순간이다. 빚은 도돌이표처럼 다시 돌아온다. 폐업 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자영업 폐업 후 같은 업종으로 재창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빚도, 재기도 모두 회전문에 갇혔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엄중히 보고 곧 관련 대책을 발표한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부의 대응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머니투데이

새출발기금 이용현황/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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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기금과 법원 개인회생제도 채무조정 한도/그래픽=이지혜




정부가 자영업자·소상공인 전용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의 규모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무조정 이용한도를 늘리는 한편 추가 출자를 통해 지원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원금은 커녕 이자 갚기도 버거운 자영업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금 상환이 미뤄진 76조원 규모의 자영업자 대출이 내년 9월 이후 만기도래해 새로운 '폭탄'이 될 우려가 제기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코로나 이후 어려움이 가중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맞춤형 대책을 강구하겠다"면서 "새출발기금의 규모나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금융당국은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어 빚을 갚기 어려워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2022년 10월 도입한 제도다. 무담보 5억원·담보 10억원을 합쳐 총 15억원까지 원금을 최대 80% 감면(취약 계층은 최대 90%)해 주거나 이자를 낮춰 최장 20년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새출발기금을 통한 자영업자 채무조정 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저조하다. 출범 당시 30조원이 목표였지만 현재까지 약 3조원에 그친다. 신청액 기준으로는 11조원이다. 지난 2월부터 신청 자격 요건이 완화되면서 지원자가 하루 수 백명 수준으로 늘고 있다. 당초엔 코로나19로 직접 피해를 본 자영업자만 신청 가능했으나 2월부터 코로나19 기간(2020년 4월~2023년 11월) 중 사업을 한 차주로 대상을 확대했다.

자영업자 채무조정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새출발기금 이용 조건을 좀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영업자 대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담보대출이 대표적이다. 자영업자 중에서는 본인 집이나 사업장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새출발기금은 현재 담보대출 보다는 무담보 신용 대출 위주로 채무조정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새출발기금 이용한도는 담보대출의 경우 10억원, 무담보는 5억원이다. 이는 법원의 개인 회생제도의 한도(담보 15억원, 무담보 10억원)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담보대출 이용한도를 지금보다 확대해야 새출발기금을 활용한 자영업자 채무조정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도 이용한도 확대 등 활성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새출발기금의 평균 채무조정 비율은 70% 수준(매입형 기준)이다. 원금의 70%까지 감면해 주고 있다는 의미다. 취약계층의 경우 예외적으로 최대 90%의 감면율이 적용 중인데 정부는 취약 차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영업자 신규 연체율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새출발기금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진 만큼 정부의 추가 출자도 이뤄질 전망이다. 기금 출범 당시 정부는 3조6000억원의 출자를 계획했으나 현재까지 1조7100억원에 그쳤다.

새출발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자체적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필요 자금을 조달했다. 향후 자영업자 지원이 확대되면 캠코의 부채비율이 치솟을 수 있어 정부가 추가 출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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